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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1일(木)
“실손보험 들었죠?” 묻고 고가치료 강요… 度넘은 ‘환자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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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기 만연한 요양병원 - (上)

3인실 사용하는데 月400만원
일방적 치료프로그램 내놓고
일부라도 거부땐 입원 ‘不許’
비싼 호텔 뷔페式 식단 강매
의사 판단 없이 외박도 허용

요양병원 8년새 740여곳 ↑
허위환자 장기 입원시키면서
의료비 대부분 보험금 처리


최근 보험사기가 사회문제화하면서 정부가 강력한 감시 체계를 가동하는 가운데 이번엔 요양병원 문제가 새롭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요양병원들이 가짜 환자를 입원시키고 터무니없는 고가의 진료 행위를 통해 정부와 민간 영역의 재정을 부당하게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양심적인 다수 요양병원과 요양병원의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문화일보는 ‘상·하’ 2회에 걸쳐 일부 요양병원의 불법·편법 사례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아버님 실손보험 보장 범위가 어떻게 되세요?”

20일 기자가 경기도 인근의 A 요양병원에 연락해 “암 수술 이후 아버지를 모실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자 돌아온 첫 마디였다. 기자가 “90% 보장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하자 “입원하시려면 3인실 기준으로 최소 월 400만 원 이상 되는 병실을 쓰셔야 한다”며 “하지만 면역력 강화 치료 등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입원 비용 대부분을 보험 처리하실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구성된 프로그램을 다 받아야 하는지 되묻자 이 관계자는 “기초 구성에 동의하지 않으면 입원이 어렵다”며 “이미 입원 대기 중인 환자가 밀려있다”고 응답했다. 필수적인 의료 행위가 아닌 내용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A 요양병원은 이외에도 정상적인 병원의 진료 행위로 볼 수 없는 운영 방식을 여럿 자신 있게 소개했다. 우선 ‘뷔페식 식단 제공’을 언급했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제공하는 식단은 각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제공되는 것으로 진료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A 요양병원 관계자는 “급식업체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메뉴를 골라서 드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요양병원을 네이버에 검색하면 관련 페이지에 ‘호텔식 뷔페’가 버젓이 안내돼 있다.

환자의 자유로운 외박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였다. 환자의 입원이 의사 판단하에 이뤄졌다면 외박 역시 의사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A 요양병원에 “아버지를 주말에는 집에 모셨으면 한다”고 이야기하자 이 관계자는 “그냥 개인 사유라고 기재하시면 알아서 외박 처리를 해드린다”며 “한 달에 두 번까지 1박 2일 외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자 외박에 대한 사전 판단 없이 사후적으로 처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듯했다.

국내 요양병원 중 일부는 최근 이곳처럼 실손보험 등 가입 여부를 우선 확인한 뒤, 대부분 비용을 보험 청구할 수 있다고 안심시키며 수익 증대를 위해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들까지 장기 입원시키며 고가의 비급여 치료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도록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의 이 같은 운영 방식이 환자 및 환자 가족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각종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환자가 받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지급 부담이 커지는 데다, 이 같은 과잉 진료 행위들이 전문성이 부족한 가운데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위험할 수 있다. 요양병원에 대한 수사 단속 사례에는 암과 관련한 전문적인 치료를 진행할 능력이 없는 타과 자격 의사들이 암 치료 목적의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일부 고령의 근무 의사들은 치매 등 심각한 개인 질환을 앓는 사례도 있었다.

영리 목적이 다분한 요양병원 특성상 받지 않은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미는 등 행위에 동의하도록 환자를 설득해 사기 범죄에 연루시키는 경우도 벌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경기 양평군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암 환자만을 유치한 뒤 고주파온열치료 횟수, 면역제 투약 횟수, 입원일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차액을 환자들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보험사로부터 52억550만 원을 뜯어낸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때 입원 환자들이 병원장과 함께 검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요양병원은 2008년 690곳에서 2016년 1428곳으로 8년 사이 740여 곳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난 요양기관은 한방병원으로 145곳에서 282곳으로 늘어난 정도다. 유독 요양병원 급증세가 두드러지면서 관련 의료비용 역시 급격히 뛰었다. 요양병원 진료비의 전체 규모는 2008년 9988억2800만 원에서 2016년 4조7455억8300만 원 수준으로 4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이 중 상당액이 보험금으로 지급됐음을 고려하면, 요양병원 입원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보험 가입자들 역시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사 1인당 40명까지 입원환자를 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의 낮은 설립 요건을 악용해 비정상적인 의료행위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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