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70년 갈등 끝에… 김부겸(왼쪽부터)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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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권 조정 합의문 발표

수직관계서 상호 협력관계로
檢 직접수사 특정사건에 한정
警의 수사권 남용시 통제권도

자치경찰제 내년중 시범 실시
서울·세종·제주 등 총 3곳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부여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검찰과 경찰의 대등적 관계를 골자로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총리의 담화문 발표 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검경 수사권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총리는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더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대등적 관계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권 조정 배경에 대해 “국민의 안전과 인권의 수호를 위해 협력하면서 각자의 책임을 높이는 것이 긴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모든 사건의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게 됐다. 검찰은 기소권과 일부 특정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시정조치 요구권 등 통제권을 갖는다는 게 합의안의 골자다. 검사 또는 검찰청 직원의 범죄혐의에 대해 경찰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을 신청한 경우 검찰은 지체 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검찰과 경찰 간 견제와 균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사건을 검사와 경찰이 중복해서 수사하게 된 경우에는 검사에게 우선권을 준다. 다만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착수한 경우에는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경찰의 우선권을 인정한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화될 것에 대비해 이 총리는 경찰에 4가지 협력사항을 요청했다. △2019년 내로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할 자치경찰제(안)를 서울·세종·제주 등에서 시범 실시하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전국에서 실시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 △수사과정에서의 인권 옹호를 위한 제도와 방안을 강구할 것 △비(非)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경찰이 수사 과정과 결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와 인사제도를 만들 것 △경찰대의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할 것 등이다.

이 총리는 “부족한 점은 보완되더라도 합의안의 근본 취지만은 훼손되지 않고 입법을 통해 제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