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술종속’ 우려에… 정부, 실태점검 착수

미래산업 패권 달린 문제 인식
통신장비업체 기술력 면밀조사

정부가 내년 3월 상용화를 앞둔 5세대(5G) 이동통신의 ‘기술 종속’을 우려해 통신 장비 업체의 기술력 등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4차산업의 핵심인 5G 망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구축하는 데 있어, 핵심 통신 장비로 중국 기업 화웨이 등 외국산을 쓰게 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해왔다.(문화일보 5월 14일 자 1·16면 참조)

21일 ICT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장비 선정은 단순히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미래산업의 패권이 달린 국가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근 대형 5G 통신 장비 업체들의 기술 수준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실태 파악은 △장비 적시 공급 능력 △품질력 △가격 경쟁력 △보안성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5G 망 구축은 국가적인 문제로 관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지난 18일 5G용 주파수를 낙찰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 통신 장비 선정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미 이통 3사는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에 5G 장비와 관련한 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3분기에는 5G 장비 공급업체를 최종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4분기에는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 이통사들은 향후 5~6년간 최소 20조 원을 5G 통신망 구축에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ICT업계는 현재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가 외국산 장비 잔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가 ‘핵’이 되는 장비를 선점하면, 그에 코를 꿰 주도권을 잃는 게 시장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