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재건’ 의총 열고서도… 또 계파싸움 벌인 ‘친박 vs 비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풀리지 않는 갈증 김성태(앞줄 왼쪽)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한국당 계파갈등 고조

金 “세부 쇄신작업 비대위 몫
職걸고 계파갈등 용납 않을것”

친박 “권한대행 쇄신안이 무슨…
서둘러 비대위체제로 전환해야”

비박 “절차 문제삼을 때 아니다
외부인사 영입 비대위 구성해야”

자유한국당이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재건 방안을 논의했으나, 박성중 의원 ‘메모 파동’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또다시 격하게 충돌했다. 계파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 여부가 당 재건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쇄신안은 권한대행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밑그림”이라며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쇄신 작업은 새로 구성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자신이 지난 18일 △중앙당 해체 △외부 인사가 위원장을 맡는 혁신 비대위 구성 및 전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당 일각에서 반발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김 권한대행은 최근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계파 갈등 우려에 대해 “앞으로 계파 간 갈등으로 분열하고 싸우는 것은 내 직을 걸고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도 불구, 이날 의총에서는 시작부터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인 박성중 의원의 ‘메모 파동’을 둘러싸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충돌했다.

이완영 의원은 “박 의원이 해당 내용을 일부러 언론에 흘렸단 말까지 나왔는데 반발이 심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초선 의원 모임 당시 언론사 카메라에 찍힌 박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에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이장우·김진태 등),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 계파 싸움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논란을 빚었다.

김 권한대행의 쇄신안을 놓고도 공방이 빚어졌다. 한선교 의원은 의총에 앞서 가진 통화에서 “권한대행이 내놓은 쇄신안이 무슨 쇄신안이냐”며 “표결에 부칠 사항이 아닌 만큼 김 권한대행은 서둘러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용태 의원은 “지금은 (김 권한대행이 내놓은 쇄신안과 관련해) 절차를 문제 삼을 때가 아니다”며 “김 권한대행이 제시한 것처럼 서둘러 외부 인사를 영입해 전권을 주고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냉정하게 우리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