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눈물’ 36년만에 월드컵 왔는데… 2패로 탈락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페루의 축구팬이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덴마크·프랑스에 연속 패배
16강 좌절에 선수·팬 울음
페루 감독 “3차전도 최선”

선수도 울고 팬도 울었다.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페루는 그러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페루는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예카테린부르크아레나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페루는 이로써 2패가 돼 남은 호주와의 3차전(26일) 결과와 관계없이 탈락했다.

페루는 지난 17일 덴마크와의 1차전에선 18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0-1로 패했고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도 10차례나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크리스티안 쿠에바(상파울루)가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찼지만, 골을 넣지 못하는 등 행운의 여신은 페루를 외면했다.

페루의 월드컵 여정은 험난했다. 남미예선에서 볼리비아에 0-2로 패했지만 볼리비아의 부정 선수 출전이 적발돼 ‘몰수 게임’이 선언되면서 운 좋게 승점 3을 챙겼다.

하지만 남미예선에서 5위(7승 5무 6패)에 그쳤고,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지난해 도핑 검사에서 코카인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와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했던 간판스타 파올로 게레로(플라멩구)는 페루 정부의 도움으로 스위스 연방대법원에 구제를 요청, ‘자격정지 징계 효력 일시 정지’ 판결을 받으면서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16강 합류는 다음으로 미뤘다. 러시아월드컵에서 페루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은 차 팔고, 대출받고, 직장을 그만두고, 과체중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몸무게를 24㎏이나 불리는 등 정성을 다 쏟았다. 그래서 페루의 조별리그 탈락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페루대표팀은 끝까지 선전을 다짐했다. 리카르도 가레카 페루 감독은 “승리를 목표로 두 경기를 치렀고,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 싸웠다”면서 “우리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마지막 경기도 1, 2차전처럼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