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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2일(金)
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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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속어 가운데 ‘구라’가 있다. ‘구라’는 주로 ‘치다’ ‘풀다’와 어울려 ‘구라를 치다’ ‘구라를 풀다’와 같은 형식으로 쓰인다. ‘치다’와 어울린 ‘구라’는 ‘거짓말’을, ‘풀다’와 어울린 ‘구라’는 ‘이야기’를 뜻한다. 유명 방송인 ‘김구라’의 ‘구라’는 굳이 따진다면 두 가지 의미를 다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구라’가 일상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닌 듯하다. 동아일보 1964년 5월 6일 자 기사에서는 ‘구라푼다(거짓말한다)’를 들어 범죄인 집단의 비밀용어에서 들어온 당시 어린이들의 은어·속어 가운데 하나로, 경향신문 1966년 5월 12일 자 기사에서는 ‘구라떠내’를 들어 당시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저속한 말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이로 보면, ‘구라’가 일상의 언어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다.

‘구라’는 특정 집단의 은어로 시작된 말이어서 그 정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근거 없는 어원설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라’가 ‘거북이’를 뜻하는 인도네시아어 ‘쿠라쿠라’에서 왔다는 설까지 보태져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별주부전’에서 거북이가 토끼에게 거짓말을 하여 용궁으로 데려갔다는 점에 착안한 설인데, 이보다 더 크고 센 ‘구라’는 없어 보인다.

‘구라’의 여러 어원설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일본어 ‘구라마스(晦ます)’ 설이다. 이는 ‘구라’를 ‘감추다’ ‘속이다’는 뜻의 일본어 ‘구라마스’에서 ‘마스’를 생략한 어형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서는 ‘구라’가 한국 도박판에서 타짜꾼들이 속임수를 써서 승부를 조작한다는 뜻의 은어로 쓰이다가 ‘거짓말’ ‘속임수’라는 의미로 확장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 또한 어떤 명백한 근거 자료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어서 조심스러울 뿐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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