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 기자의 生生월드컵>申실험 또 실패… 獨과 마지막 혈투는 ‘손·황 투톱’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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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은 4-3-3 전형 스리톱
2차전은 MF 이재성 최전방에
상대 허 찌르겠다는 의도지만
생소한 조합으로 2연패 자초
4-4-2포메이션 가장 잘 소화
검증된 ‘투톱카드’ 활용 절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의 실험이 또 실패했다.

24일(한국시간)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표팀은 1-2로 패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 0-1에 이은 2패. 독일이 2차전에서 스웨덴을 2-1로 눌러 독일과 스웨덴이 1승 1패가 되면서 대표팀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게 됐다.

멕시코가 2승이지만 F조의 16강 진출 2개국은 27일 오후 11시 열리는 3차전에서 확정된다. 대표팀이 독일을 2점 차 이상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제압하면 대표팀에게도 16강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그런데 신 감독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새로운 전술을 들고나왔다. 18일의 1차전에선 김신욱(30·전북 현대)-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황희찬(22·잘츠부르크)을 최전방 공격진으로 기용했다. 사실상 김신욱을 원톱으로 세우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좌우로 배치한 셈. 신 감독이 지난해 7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이후 한 번도 쓰지 않은 ‘선발 카드’다. 2차전에선 미드필더 이재성(26·전북 현대)을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했다. 이재성이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된 건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의 허를 찌르겠다는 뜻이지만, 먹혀들지 않았고 2번 모두 패했다. 이재성을 투톱으로 기용하면서 이재성의 장점은 지워졌다. 공격수와 본래 포지션인 미드필더까지 1인 2역을 소화한 이재성은 30도를 훌쩍 넘은 무더위 속에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약 10.6㎞를 뛰었다. 대표팀의 이날 전체 활동량은 99㎞로 1인당 평균은 9.5㎞였다. 이재성은 10.6㎞ 중 절반에 가까운 4.8㎞를 수비 상황에서 뛰었다. 체력 소모가 컸기에 이재성은 정작 치고 나가 공격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선 집중력이 떨어졌다.

황희찬도 마찬가지.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윙어, 즉 날개 공격수가 아닌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되고 있다. 측면보다 최전방이 황희찬에겐 익숙한 곳이다. 황희찬은 그러나 1, 2차전 모두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다. 황희찬의 스피드와 침투 능력을 살리겠다는 의도지만, 자신의 본래 자리가 아니기에 황희찬은 100%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3차전에서 만날 독일은 1, 2차전에서 기대에 못 미쳤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관록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57위. 변칙 전술로 나선다고 현혹될 상대가 절대 아니다. 신 감독은 지난 5월 21일 대표팀을 소집한 뒤 4차례 평가전에서 다양한 포메이션, 선수 조합을 테스트했다. 3-5-2 포메이션을 활용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선 1-3으로 졌고 나머지 3경기는 4-4-2였다. 그런데 스웨덴과의 1차전에선 4-3-3을, 멕시코와의 2차전은 4-4-2였다. 대표팀이 가장 익숙하고 또 가장 잘 소화하는 건 4-4-2다. 그리고 5월 28일 치른 온두라스전 등에서 호흡을 맞춘 손흥민, 황희찬이 가장 확실한 투톱 조합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투톱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신 감독은 여전히 전력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 손흥민-황희찬 카드를 스웨덴, 멕시코가 예상할 것이란 짐작으로 인해 가장 효과적인 패를 쓰지 않았다. 독일과의 3차전은 마지막 기회다. 16강에 오르면 더 바랄 나위 없고,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를 치러 잃었던 팬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3차전은 가장 효율적인, 진정한 베스트11을 가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