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美軍유해 4000구 존재… 국군·유엔군도 12만구

군사편찬硏·국방부 등 추정
1994년 이후 1만여구 수습

北, 운산·장진호 전사 美軍
이번주 최대 200여구 송환

미·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 송환될 200여 구의 미군 전사자 유해는 대부분 6·25전쟁 최대 격전지인 북한 운산·장진호 전투 전사자들인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이날 “미군 유해는 북한에서 육로로 송환돼 판문점에서 대기하는 장의차량 및 앰뷸런스 등에 실려 오산 미공군기지로 운구될 예정”이라며 “오산기지에서 며칠간 유해 식별 및 송환 준비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유해들은 ‘21발의 예포’를 포함, 국가원수급 예우에 준하는 송환식을 한 뒤 미군 수송기에 실려 하와이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 운구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유해발굴 감식단(국유단) 관계자는 “송환 미군 유해는 북한 측이 최근까지 발굴해온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전투 지구의 미군 최정예 해병1사단과 미 제1기병사단 소속 전사자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성훈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 부장은 “북한은 운산·장진호 전투 희생자 발굴작업을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다. 6·25전쟁 당시 운산전투에서 국군 제1사단과 미 제8기병연대가 전멸해 530여 명이 전사·실종됐으며, 장진호전투 등에서 미 해병1사단이 6000여 명의 병력 손실을 입었다.

2007년 4월 12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개최된 북한지역 송환 6구의 미군 유해 송환행사 때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버웰 벨 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원수급 예우에만 동원되는 21발의 예포를 쏘았다. 이번 송환행사 때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오는 28일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등 최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편찬연구소와 국유단에 따르면 1994년 이전에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미군(카투사 5위 포함) 유해는 208구, 1996년부터 2005년까지 220구 등 모두 428구가 송환됐다. 이번 200구를 합치면 모두 628구가 송환되게 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서 사망·실종된 미군 전사자 5300명 중 아직도 4000구 이상의 미군 유해가 북한 지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사편찬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국군은 약 13만7800명, 유엔군 수를 합치면 모두 17만8000여 명이 희생됐으며 이 중 12만4000여 구가 미수습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유단이 지금까지 발굴한 유해는 1만1206구(국군 9874구, 유엔군 17구, 북한군 723구, 중국군 592구)였다.

한편 비무장지대(DMZ) 전사자는 한국군이 1만여 명, 미군이 약 2000명에 달하며, 북한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돼 남·북·미 DMZ 공동 유해발굴도 검토 중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