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南北철도도… 제재·천문학적 비용 등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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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물류운송 가능해도
국내기업·인력 배제 우려까지

‘기차 타고 유럽여행, 대륙철도로 물류운송… 정말 가능해질까?’

한반도 해빙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제협력 분야 중 하나는 2007년 남북 간 시험운행까지 거쳤던 철도다. 남북·북미에 이어 지난주 한·러 정상회담까지 잇따라 개최되면서 남북 및 대륙철도 연결 가능성도 점점 더 힘을 받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베리아대륙횡단 철도망(TSR·Trans Siberian Railway)과 남북을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철도(TKR·Trans Korean Railway) 연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남·북·러 철도연결은 부산에서 북한 나진까지 동해안을 따라 철도를 연결해 러시아의 TSR와 연계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남·북·러 철도가 연결된다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프랑스 파리 같은 유럽까지 여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해상운송이 90% 이상인 우리나라 국제 물류 역시 철도를 이용할 경우 비용과 운송 기간 단축을 기대할 수 있다.

실무협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레일이 한·러 정상회담 뒤 러시아 철도공사와 남·북·러 3자 프로젝트 연구 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달 초에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성공하면서 대륙철도 노선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문제는 높아진 기대감과는 달리 사업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철도 연결을 실행에 옮기려면 일단 ‘북한 비핵화 진전과 대북 제재 완화’가 전제돼야 한다.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원 조달도 관건이다. 대륙철도를 잇기 위해서는 낙후한 북한 철도를 개량하고 현대화·고속화해야 하는데,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어갈지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막상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우리 기업이나 인력이 배제된 채 중국 등 다른 나라 기업이 대거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철도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