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車 인프라 조기에 구축해 기술·시장확보 ‘두 토끼’ 잡기

5년간 2조6000억원 투자

정부가 수소차 시장에 뒤늦게나마 뛰어든 것은 수소차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소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해 기술 축적과 시장 확보를 동시에 얻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올해 5만 대에서 2022년엔 26만 대, 2030년엔 220만 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큰 폭으로 성장하는 수소차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역할도 필수적이다. 수소차, 수소충전소, 수소에너지 등 수소차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일본·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현재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여 곳을 두고 있는데, 2025년까지 320곳으로 늘려 수소차 20만 대 시대를 열 계획이다. 중국도 수소차 5만 대, 충전시설 300곳 확충을 목표로 관련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며 차량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면서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국내 수소충전소는 모두 11곳으로, 이 가운데 5개는 연구용이어서 일반운전자가 수소차를 사도 충전하기 어렵다. 특히 주유소 시설에 수소충전 시설을 설치하려면 여러 안전 관련 규제들로 인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기존 지자체·연구기관 및 보조금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수소충전 특수목적법인을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SK가스 등이 함께 설립해 관련 분야에 투자를 주도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소에너지 관련 비즈니스도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