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악재에 눌린 부동산, 매수·매도 문의조차 사라졌다

보유세 인상·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환수제 영향 거래 침체
“개정前 거래관련 세금 낮춰야”

지난 23일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는 찾아오는 손님 없이 한산했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이어 보유세 인상 방침 등 3대 대형 악재가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자 매수·매도 문의조차 사라진 것이다.

이날 만난 양천구 목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어제 이어 오늘도 방문객은커녕 1건의 문의전화도 없었다”며 “매도·매수자들이 아예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초구 잠원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6월 들어 공동중개(중개 물건을 여러 업체가 공유 중개하는 것) 외에 1건의 단독 매매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강남권은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환수금 문제가 있는데 보유세마저 강화돼 거래 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보유세 인상 방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매수·매도세조차 없는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22일 공개한 보유세 개편안이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들의 종부세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관망세가 더 짙어진 것이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월 들어 전년동기대비 30% 이상(24일 3545건·신고일 기준 ) 급감했다.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보유세 강화 영향으로 향후 거래 실종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보유세 인상 문제는 투자자에게 양도세 중과보다 더 부담될 것”이라며 “매물은 늘어나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매물 적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3대 악재에 하반기 금리 인상이 겹치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와 실수요자가 주택을 사고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시적이라도 거래 관련 세금을 줄여주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매매를 옥죄는 규제 중에서 세금 관련 분야를 풀어서라도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