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16강 향한 마지막 절규” 뢰프 “2골 차 이상 승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戰力은 달라도 절실함은 같다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2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작은 사진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요아힘 뢰프 독일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韓 - 獨 사령탑, 오늘 밤 11시 운명의 3차전 ‘출사표’

신태용 “투혼 발휘 기회 올 것”
손흥민 “1% 가능성 작지 않다”
뢰프 “빠른 발 많아 역습 대비”

韓, 폭우 덕분 훈련 공개 안 해
외신 “노출 차단 하늘이 도와”

신태용(48) 한국대표팀 감독과 요아힘 뢰프(58) 독일 감독이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16강 진출을 위해선 꼭 이겨야만 한다. 양 팀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다짐했다.

신 감독은 26일 밤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3차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이 우리보다 훨씬 강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공은 둥글고 우리에게도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 우리도 못 이기라는 법은 없다”면서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전통적인 강호. 반면 한국은 57위다. 그래서인지 신 감독은 신중했다. 신 감독은 “독일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며 “우리의 마지막 절규라고 할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디펜딩챔피언 독일이다 보니 아무리 부딪쳐도 쉽게 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F조는 혼돈에 빠져 있다. 조 1위는 2승인 멕시코(승점 6), 독일과 스웨덴은 나란히 1승 1패(승점3)이며 한국은 2패(승점 0)다. 멕시코는 2승을 거뒀지만,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멕시코-스웨덴, 한국-독일의 3차전 결과에 따라 3개국이 2승 1패가 될 수 있기 때문. 그리고 한국은 독일을 2점 차 이상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누르면 16강에 오른다.

신 감독은 독일이 1, 2차전을 모두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달랐고 ‘시나리오’가 바뀌게 됐다. 신 감독은 “F조가 (당초 생각했던) 계획과 많이 어긋났다”며 “독일이 1, 2차전을 잘하고 마지막에 우리와 만날 때 조금 쉬운 멤버를 구성해 나온다면 좀 더 편하게 3차전을 치를 수 있지 않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어려서부터 성장한 독일, 그리고 FIFA 랭킹 1위인 독일과 겨루는 건 영광”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겐 결과가 중요하고, 나의 꿈은 좋은 결과(승리)를 얻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16세이던 2008년 함부르크 SV에 입단해 2015년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옮길 때까지 독일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또 “독일이 개인 능력에서 우리를 앞서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공은 둥글기에 우리도 멕시코처럼 예상을 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1%의 가능성, 희망을 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뢰프 감독은 다득점을 강조했다. 뢰프 감독은 “3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두 골 이상 차이여야 한다”고 밝혔다. 뢰프 감독은 “한국엔 손흥민 외에도 빠른 선수들이 있어서 역습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손흥민은 일대일로 막기보다 모든 선수가 신경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잔의 기온은 30도를 넘는다. 뢰프 감독은 “체력적인 면이 상당히 중요하고 하나의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앞선 경기에서 덥더라도 충분히 빨리 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뢰프 감독은 “멕시코전 패배 이후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부담감이 컸다”며 “그러나 스웨덴전 역전승(2-1) 이후 다들 너무 기뻤고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양 팀은 공식 훈련을 앞두고 쏟아진 폭우 탓에 카잔아레나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FIFA는 그라운드 관리를 이유로 한국은 센트럴스타디움, 독일은 일렉트론스타디움으로 각각 훈련 장소를 변경했다. 갑작스러운 훈련 장소 변경으로 대표팀은 훈련 초반 15분을 공개하지 못했다. 러시아 매체 MATV의 에브게닐 기자는 “신 감독은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애를 썼는데, 독일전을 앞두고 하늘이 한국을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역시 폭우로 취재에 차질이 빚어지자 훈련 초반이 아닌 마지막 15분을 공개했다. 그러나 전술, 세트피스 훈련 등 핵심 내용은 없는 ‘촬영용’ 공개였다.

카잔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