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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7일(水)
북·중 밀착의 최악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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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중국에 대한 신뢰 훼손이 우려돼 우리는 한국 쪽으로 다가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확대되면서 중국은 한때 적이었던 한국과 외교관계 수립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진압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와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 속에서 정치적, 경제적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당시 북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던 한국의 노태우 정부도 중국과의 수교에 적극적이었다. 양국 간 비밀 협상이 오랫동안 진행됐고, 마침내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가 발표됐다. 김일성은 소련에 이어 ‘혈맹’인 중국에도 뒤통수를 맞았다. 미국의 전직 언론인 돈 오버도퍼는 ‘두 개의 한국’에서 “중국은 북한에 못 믿을 상대이며 언제든지 배신할 준비가 돼 있음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고 썼다. 분노한 북한이 중국과 다시 손을 잡는 데는 2000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공식 방문하기까지 8년여가 걸렸다.

사회주의 국가 간 특수관계로 ‘순망치한(脣亡齒寒)’으로 불린 북·중 관계는 겉으로 내세운 명분과 달리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이해타산의 역사’였다. 김정일은 2000년 초 한국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과 동시다발적 관계 개선에 나섰을 때 가장 먼저 중국을 찾았다. 6월 첫 남북 정상회담과 10월 미국에 조명록 차수 특사 파견에 앞서 중국을 ‘후견인’으로 활용하려는 북한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놓지 않으려는 중국의 이해가 일치한 것이다.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비핵화 합의가 이뤄졌으나 이어진 미국의 금융 제재와 남북관계 냉각은 북·중 밀월을 낳았고, 이는 2012년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거의 90%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핵 개발에 대한 이견으로 북·중 관계는 5년 동안 냉각기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대북 제재 전면 동참으로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변국들과 동시다발적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18년 만의 ‘데자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최근 3개월간 세 차례나 만나면서 양 정상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不敗性)’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 등 최고 수식어를 사용했다. 북·중 역사를 반추해보면, 현 밀착 관계는 양측의 이해가 역사상 가장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중의 이해타산 일치는 최악의 비핵화 시나리오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김 위원장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조치에는 나서되, 검증이나 불가역성에서 국제사회를 교묘하게 속이면서 북한과 중국이 실속은 다 챙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미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속 한·미 동맹 약화는 중국에, 비핵화 조치를 대가로 한 경제 제재 완화 및 해제와 한·미·중·일로부터의 경제 지원은 북한에 최선의 시나리오다. 우리 정부가 북·중 관계를 적절히 제어해야 하는 이유이다.

utopian21@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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