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너나없이 ‘취업률 최고’ ‘최단기간 합격’… 처벌은 과태료 부과뿐

허위·과장광고 주의보

지난해 수도권 소재 사립대를 졸업한 취업 준비생 이모(28) 씨는 대기업 공채 서류 전형에서 계속 탈락하자 취업 컨설팅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적합한 업체를 알아보던 이 씨는 곧 혼란에 빠졌다. 업체 상당수가 ‘소비자만족도 1위’ ‘취업률 최고’ ‘최단 기간 합격’ 등의 문구로 광고하고 있어 어떤 업체를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 한파로 취업이 어려워져 취업 컨설팅 업체를 찾는 취업 준비생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현혹하는 허위·과장광고에 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1월 온·오프라인 취업 컨설팅 서비스 제공 업체 30곳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학원 부당광고 가이드라인’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라 광고의 부당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최고’‘최단기간 최다합격’ 등의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표현을 사용한 업체가 3개(10.00%), ‘면접 만족도 1위’ 등 객관적인 근거 없는 숫자 표현을 사용한 업체가 5곳(16.67%), ‘컨설팅 필수’ 등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 업체가 1곳(3.33%)이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고’라는 표현은 양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정성적인 의미이므로 자의적인 표현에 해당하며, ‘최단 기간 최다 합격’이란 표현도 ‘최단 기간’의 기준을 객관적으로 설정하기 어려우므로 적절한 광고 표현으로 볼 수 없다. ‘구직자 99% 만족’ ‘10년 경력 컨설턴트’ 등에 포함된 숫자는 출처, 설문 기간, 경력을 확인할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으면 부당 광고에 해당한다. 표시광고법에 따라 이 같은 부당 광고는 행정처분 대상이지만, 과태료 부과 정도에 그쳐 실효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계약해제·해지 및 환불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업체 중 홈페이지에 이용약관을 고지한 업체는 13곳(43.3%)에 불과했고, 이용약관을 고지한 업체 중에서도 계약 해제·해지 및 환불에 관한 사항을 약관에 명시한 업체는 8곳(61.5%)에 그쳤다. 약관에 계약해제·해지 및 환불 조항을 명시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된 업체도 3곳(37.5%) 있었다.

A업체는 약관에 7일 이내에 2회분 이하의 강의를 수강한 경우에만 청약 철회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었다. B업체의 경우 수강 전에 환불 가능하다고 해 놓고 수강일 당일에는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기재하는 등 중도 계약해지를 제한하고 있었다.

청약 철회 기간 경과 후 계약 해지를 제한하는 조항은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