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찬란한 추억’ 만들어주신 시간들 그리워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장려賞 추송희 양

선생님, 저 송희예요. 제가 이런 편지를 쓸 줄 모르셨죠? 공모전으로 선생님께 편지를 전하는 이유는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예요. 제가 선생님을 사랑한다는 걸! 근데 막상 한 글자 한 글자 쓰기가 쉽지 않아요. 선생님이 너무 소중한데, 어떻게 마음을 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늘 먼저 교실에 앉아 있던 아이였어요. 등교 시간 40분 전에 미리 와서 조용한 교실에서 선생님의 키보드 소리를 들으며 그저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던 저, 기억하시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집도 그렇게 멀지 않았고, 아침잠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제가 어쩜 그리 빨리 갔는지 신기해요. 요즘 아이들은 9시에 등교를 하니까 1시간 정도 먼저 등교한 거네요. 딱히 하는 일도 없었는데 일찍 갔던 이유는 선생님과 교실에 둘이 앉아 있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그냥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6학년 5반이 가족 같았어요. 부끄럼을 타거나 가리는 것 없이 모두 당당하고 반짝였어요. 그런 아이들로 성장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아직도 6학년 5반과 선생님을 떠올릴 때면 눈물이 나요. 맞지도 않는 헐렁한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을 받아 자리에 앉으면서도 정말 졸업을 하긴 하는 건지 실감을 못 하고 있었는데, 글쎄 선생님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그때 ‘아, 나 선생님하고 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면서 눈앞이 뿌예졌어요. 어느새 중학생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고등학교를 눈앞에 두게 됐어요.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과 제자’로 만날 수 있어 행복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빛날 수 있는지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을, 가장 찬란한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없지만, 순간순간에 더 빛나고, 더 행복하셨으면 해요. 분명 그럴 거예요. 선생님이니까요. 믿고 저도 열심히 살아갈게요. 그래도 종종 찾아갈게요. 너무 보고 싶어요. 정말, 사랑해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