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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8일(木)
괴괴한 ‘돈의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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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서대문의 원래 이름은 ‘돈의문(敦義門)’이다. 태조 5년인 1396년 한양도성의 다른 문과 함께 건축했다가 1413년에 폐쇄된 후 세종 때 새로 성문을 쌓고 돈의문이라고 이름 지었다. 새 문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지금의 ‘새문안’이라는 이름도 생겨났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15년 도로 확장을 이유로 철거돼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정동 사거리에 ‘돈의문 터’ 표지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서울시는 강제 철거된 지 98년 만인 2013년까지 돈의문을 정동 사거리에 복원키로 지난 2009년 결정했다. 돈의문 주변에 1만6666㎡ 규모의 ‘돈의문 역사문화공원’도 조성해 인근의 경희궁과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성곽, 경교장 등과 연계해 서울의 역사문화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산과 교통, 원형 복원 등의 문제로 논란을 빚다 계획을 변경했다. 2016년 9월 도시재생계획에 따라 부지 용도를 공원에서 문화시설로 바꾸고, 한옥과 건물 총 39개 동을 리모델링 해 ‘돈의문 박물관 마을’로 이름 지은 후 지난 4월 10일 오픈했다. 1800년대에 작성된 옛 지적도상의 좁은 골목길과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목조건물, 개량한옥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국내 첫 마을 단위 도시재생 사례로 꼽혔다.

마을 조성공사에는 지금까지 280억 원이 투입됐고, 마을 안에 있는 경찰박물관이 이전하게 되면 마을 조성이 완료된다. 박물관 마을의 주요 기반인 건물 공사는 이미 지난해 8월 22일 완료돼 9월 도시건축 비엔날레가 성황리에 열렸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후 방문객은 거의 없다. 인근 정동길과 새문안로 주변의 부산함과 비교하면 조용하다 못해 괴괴할 정도다. 원래 이곳에 있던, 소박하지만 사랑받던 식당과 카페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마을’이 사람들을 끌어들인 게 아니라 내친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심 명소로 야심 차게 조성한 박물관 마을은 취지가 무색하다. 최근 공방이 들어오고 전시회가 열리긴 하지만, 활성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서울 시민에게서 나왔을 수백억 원의 예산이 아깝다. 본래 계획대로 음식점과 공방, 한옥게스트하우스, 갤러리 등의 입점이 모두 이뤄지면 나아질까. 아직 비어 있는 곳이 있는데, 소유권을 놓고 서울시와 종로구가 분쟁을 벌이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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