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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9일(金)
보수야당, 축구 國代에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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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정치부 차장

28일 새벽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예선 3차전 독일과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한민국 선수들은 털썩 주저앉았다. 전반 48분, 후반 54분, 총 102분의 혈투가 끝났음을 알린 신호에 다리가 풀렸을까.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첫 승, 그것도 세계랭킹 1위이자 역대 월드컵에서 번번이 한국의 앞길을 막았던 독일을 상대로 한 승리를 자축할 힘도 없어 보였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냈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듯했다. 실제로 경기 내내 목도할 수 있었던 것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내려갈 곳도 없는 절박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축구 대표팀의 극적인 반전을 보며 보수 야당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표팀이 대회 초반 ‘유효슈팅 제로(0)’라는 월드컵 사상 최악의 졸전으로 국민에게 버림받을 처지에 놓였던 게 6·13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한 보수 야당과 닮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도전사에 영광과 좌절이 교차했지만, 이번처럼 대표팀이 거센 비난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러시아월드컵팀 일부 멤버는 다시는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월드컵 무대에 설 일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보수 야당이 여전히 짙은 어둠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과 반대로 축구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긴 터널의 끝을 찾았음을 입증해 보였다. 보수 야당이 축구 대표팀이 죽다 살아난 과정을 통해 과연 대표팀에는 있고, 자신들에게는 없는 게 뭔지 배워야 한다는 의미다.

첫째는 팀스피릿이다. 독일전 시작에 앞서 주전·비주전 가리지 않고 선수 전원이 운동장에 둥그렇게 모여 전의를 다진 모습은 ‘원팀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을 던지는 희생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더 지난 현재까지도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로 나뉘어 삿대질하는 보수 야당의 현주소와 대비된다. 둘째는 국민에 대한 책임감이다. 독일전 주장을 맡은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며 내뱉은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말은 선수들이 자신의 가슴에 달린 태극기의 무게를 얼마나 무겁게 여기는지 보여줬다. 이 역시 최악의 취업난과 경기 침체, 대입 정책 표류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의제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냐 조기 지도부 선출이냐, ‘실권 비대위’냐 ‘관리 비대위’냐는 식의 ‘그들만의 게임’에 빠진 보수 야당의 모습과 대비된다. 셋째는 투혼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이 기록한 골은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독일전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독일보다 3㎞ 많은 118㎞를 달렸다. 궤멸적 참패 후에도 반성과 쇄신은 미뤄둔 채 ‘정권 10년 주기설’과 같은 막연하고 한가한 논리에 기대고 있는 보수 야당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결국 차이는 절박함이다. 축구 대표팀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았다고 앞선 졸전의 흑역사가 사라지지도,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현실이 바뀌지도 않는다. 하지만 절박함이 가져온 선수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빛을 바꿔놨다. 최소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역사적 참패 뒤에도 달라진 게 없는 보수 야당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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