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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9일(金)
제주 사태로 불붙은 ‘난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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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 입국한 예멘 출신 난민신청자들이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올 난민신청 외국인 7737명… 인정되면 교육 보장·의료 혜택
일자리 노린 ‘가짜’ 논란도… “치안 우려” vs “포용” 여론 갈려


제주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민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한국은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협약 의정서에 가입해 2013년 7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시행한 국가지만 여전히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고국을 등진 난민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관점과 범죄 증가나 비용 부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일부에서 서울 도심에서 난민 반대 집회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난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우리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無비자 30일 체류 가능 제주에
올들어 벌써 1003명 신청 몰려
예멘인 549명… 전년比 13배로

25년간 전국 누적 신청 4만명
839명 인정·1540명 체류허가

난민 기준은 인종·정치 박해 등
최종판정까지 평균 3~5년 걸려

원희룡 지사 “국가차원 해결을
靑에 관리·예산문제 얘기할것”
제주도민들도 “치안대책 필요”


1 난민은 왜 제주도에 오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규정에 따라 무사증 제도가 시행되면서 제주도에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로 탈출했던 예멘인들이 체류기한 연장이 안 되자 제주도로 입국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제주에는 올해 들어 예멘인 549명을 비롯해 중국인 353명, 인도인 99명, 파키스탄인 14명, 기타 48명 등 총 1003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인이 난민 신청자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내전으로 제주에 와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은 지난해 42명에 비해 1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 제주도 입장은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6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예멘인이 무사증 지역인 제주 외에도 다른 지역으로도 입국하고 있어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난민 심사 인원과 지원·관리 인원도 부족하고 예산 등 모든 게 적은 상태”라면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등이 관할하고 이런(중앙 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해 직접 보고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요청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제주도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28일 청와대에서 예정됐던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친 뒤 이후 문 대통령을 만나려 했으나 이 간담회가 취소돼 다시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제주도민들은 두 가지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난민들의 기본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치안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멘인들이 제주도에 정착할 가능성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3 난민 브로커 논란

제주도로 입국한 예멘 난민들의 일부는 ‘난민 브로커’ 등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인터넷 등에 ‘난민들의 제주행을 돕는다’는 글을 올린 브로커가 있다. 이 브로커는 난민 신청자들에게 발급되는 G-1(기타 체류허가) 비자를 받는 데 1200달러(약 134만 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로커는 “이 비자만 있으면 서울에 가서 취업도 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또 최근 페이스북에는 ‘난민 브로커’로 추정되는 ‘Rithu Joe’라는 인물이 “제주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할 수 있으며 나이는 30세 이상이어야 하고 공장에서 일할 수 있다. 제주도의 공장에서 일하면서 받게 될 월급은 7만5000예멘 리알(약 33만5000원)이며, 숙소와 식대는 별도로 제공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4 수용 반대와 수용 찬성

난민으로 인해 국내 치안이 우려된다는 주장과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한국이 과거 유엔의 도움을 받아 선진국 반열에 오른 만큼 국제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1950년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연합한국재건단(UNKRA)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반대 측에서는 난민이 급속히 늘어나면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국내보다 앞서 난민을 수용한 유럽에서는 난민 범죄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들이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가짜 난민’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글이 300건도 넘게 올라와 있다. 난민법을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 동참자도 40만 명이 넘었다.

5 난민 인정 절차는

난민 인정을 받으려는 외국인은 법무부 장관에게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다. 난민법에 따라 난민 심사는 신청(1차 심사), 이의 신청(2차 심사) 등 단계로 이뤄진다.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정치적 견해 등이 판단 기준이다. 난민 신청자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정치적 박해’를 받을 위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도 심사 대상이다. 심사에서 ‘불인정’ 결과를 받은 신청자는 30일 이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여기서도 기각·거절 통지를 받으면 90일 이내 난민지위불허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평균 3∼5년이 소요된다. 패소한 ‘난민 불인정자’는 본국 또는 제3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의 경우 현재 난민 심사가 진행 중이다.

▲  난민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세계 난민의 날인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난민 차별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 난민 인정 시 처우

난민 인정자는 난민 협약에 따라 우리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난민 인정자나 그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이 제공된다. 또 난민 인정자의 배우자 또는 미성년자인 자녀가 입국을 신청하는 경우 입국 금지 사유를 제외하고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과 의료보험 혜택 등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재 제주에 체류하고 있는 예멘인들은 난민 신청자에 해당한다. 위급한 상황에 따른 제한적 의료 지원이 제공되며 6개월 이내 생계비 등이 지원된다. 1인 기준 최대 월 43만2900원이다. 보호센터에 입주하면 21만6450원으로 줄어든다. 특히 법무부는 이들의 생활고를 고려해 조기 취업을 허가했다. 취업자는 총 372명이며 양식수협(134여 명), 어선(198명), 요식업(40명) 등에서 일하고 있다.

7 난민 외 인도적 체류자는

인도적 체류자는 난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고문 등의 비인도적인 처우나 처벌 또는 그 밖의 상황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을 경우에 인정된다. 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예멘 난민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체류 기간은 1년 단위로 부여된다. 인도적 체류자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 취업할 수 있으며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는 있지만 의료보험이나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 혜택은 제공되지 않는다. 가족결합도 허용되지 않아 고국이나 외국에 있는 자신들의 가족을 국내로 초청할 수 없다. 5월 말까지 국내에서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1540명이다. 제주의 경우 2016년 예멘인 7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49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난민 인정을 받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다만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두 차례 사례는 있다.

8 국내 난민 현황은

2018년 1∼5월 국내에 난민 인정을 신청한 외국인은 7737명이다. 전년 동기(3337명) 대비 132% 증가했다. 법무부 측은 앞으로도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4년 4월 최초로 난민 신청을 받은 이래 올해 5월 말 현재 누적 난민신청자는 4만470명이다. 난민 신청자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1994년부터 난민법 시행 이전인 2013년 6월 말까지 20년간 난민신청자는 5580명으로 한 해 평균 약 280명이었으나 난민법이 시행된 2013년 7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약 5년간은 3만4890명, 연평균 6978명으로 난민법 시행 이전까지 누적 신청자와 비교할 때 약 6.3배로 증가했다. 누적 난민신청자 4만470명 중 2만361명에 대한 심사가 완료됐으며 그중 839명이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1540명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난민 인정률은 4.1%며 인도적 체류허가를 포함한 난민보호율은 11.7%다.

9 亞 최초 난민법 제정 이유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국가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이다. 지난 2009년 5월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이 처음으로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해 2012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13년 7월 1일 전면 시행됐다.

한국이 난민법 제정을 서두른 이유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난민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는 등 국제 사회에서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1992년 12월 한국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의정서’에 가입한 뒤 첫 법안 발의 때까지 난민 신청자가 2000여 명에 불과했고, 그 가운데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도 100명이 안 됐었다. 난민 인정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리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난민 처우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난민법 제정 후에야 출·입국 공항과 항만에 난민 신청 창구가 마련됐고, 난민 신청자는 면접 시 녹음·녹화를 요청할 수 있고 통역인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5급 이상 공무원이 ‘난민 심사관’을 맡아 난민 신청을 돕고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의 사회보장, 직업 훈련 및 사회 적응 교육 등을 지원하게 됐다.

10 국제 난민 실태

유엔난민기구(UNHCR)의 연간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제사회에서 내전과 박해 등으로 나라를 떠나야만 했던 난민은 254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5170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다. 지난해에 비해 290만 명 증가했다. UNHCR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난민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신청자 수만 해도 310만 명이다.

난민의 3분의 2는 시리아(630만 명), 아프가니스탄(260만 명), 수단(240만 명), 미얀마(120만 명), 소말리아(98만6400명) 출신이다.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는 곳들이다. 난민들은 주로 경제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은 인접국으로 이동한다.

UNHCR는 전체 난민의 85%가 저개발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용국가도 소수다. 터키에만 350만 명의 난민이 몰렸고, 파키스탄과 우간다에 각각 140만 명이 머물고 있다. 레바논은 자국 인구(694만 명) 대비 최다 난민(99만8900명) 수용국이다.

임정환·박팔령·김현아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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