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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2일(月)
‘편가르기 경제’를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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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경제산업부 차장

최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갈등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교체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기억났다. 5년 임기의 절반을 향해가던 2005년 5월. 청와대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한 자리였다. 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시장에서 비롯되고 있고, 시장의 여러 경쟁과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며 권력이 이동했다는 의미를 설명했다. 교과서적인 얘기였다. 이 발언은 우군이었던 좌파 학자·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직면했다. 권력을 ‘재벌·대기업’ 또는 ‘관료’에게 넘기고 백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발언록을 아무리 읽어봐도 노 전 대통령은 권력을 넘긴 적도 없고 패배한 것도 없다.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되는 자유시장경제의 원리와 상생을 위한 대기업의 의무를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권력을 재벌·대기업에 넘겼다고 해석했던 대표적 학자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있는 장하성 실장이다. 참여연대에 몸담았던 장 실장은 자신의 저서인 ‘한국 자본주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한 것은 시장에 대한 왜곡되거나 부족한 이해 때문”이라며 “재벌들이 개혁에 저항한 것을 한탄한 것이고, 재벌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을 인정한 것”이라고 곡해했다. 대통령이 권력을 관료에게 넘겼다고 본 학자는 이동걸 현 KDB산업은행 회장이다. 이 회장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쓴 책에 “(대기업이)공무원들에게 조금씩 돈을 주면 자료를 전부 가져다주니 굉장히 저렴하게 정보를 수집한다.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사람들의 말대로 6개월, 늦어도 1년 만에 노무현 정부도 관료들이 장악했다”고 기록했다.

요즘 2005년과 유사한 흐름이 보인다. 장 실장이 청와대 경제수석 환송식에서 눈물을 보인 직후인 지난달 28일 참여연대가 “문 대통령이 과거 경제정책으로 회귀해선 안 된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중심을 잡고, 재벌개혁·공정거래·노동·조세정책 추진하라”며 대통령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지금 좌파 학자들과 참여연대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갈등 구도가 악과 선의 대결로 보이는 것 같다.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재부 출신 정통 관료인 윤종원 수석으로 교체된 것 역시 문 대통령이 관료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으로 오해할지 모른다. 그러나 틀린 얘기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일 뿐, 권력을 넘겨주는 것도 아니고 백기를 드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2018년 7월, 아군과 적군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론 답이 없다. 일본처럼 관료의 현장감과 정책 능력, 대·중소기업의 고용 창출·투자 노력, 정부의 규제 철폐와 정책적 지원 등이 총동원돼야 승부가 가능한 난국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난 1년간 같은 정부와 진영 내에서도 ‘김동연 패싱론’ ‘최종구(금융위원장) 패싱론’ 등 편 가르기가 만연했다. 기업 자체가 적폐 청산 대상이었다. 청와대 경제 라인이 재편된 집권 2년 차엔 누구와도 손잡고 화해와 화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mykim@munhwa.com
e-mail 김만용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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