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찰서 ‘조용한’ 응원전…그러나 러 월드컵 8강 좌절

일본의 한 사찰에서 일본의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 진출을 기원하는 ‘조용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일본의 3대 사찰 중 하나인 나가노(長野)현의 젠코지는 일본과 벨기에의 16강전이 열린 3일 오전(한국시간) 시민들에게 사찰을 개방했다. 일본전 응원을 위해 젠코지에는 대형 스크린이 걸렸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사찰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찰에서의 응원은 야외 광장이나 호프집 등 다른 곳에서 펼쳐진 응원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골을 넣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크게 고함을 치거나 응원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다. 휘파람 소리도 내지 못했다. 젠코지의 주지승인 다이코 이시다(51) 씨는 “나는 조용히 일본의 승리를 빌고 있다”며 “우리는 골을 넣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침착하게 경기를 관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한된 응원이지만 사찰까지 개방한 것은 그만큼 8강전 진출에 대한 일본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이시다 씨는 “많은 사람이 월드컵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사찰을 방문해 응원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사찰을 찾는 축구팬들에게는 혜택이 있었다. 젠코지는 오전 3시 시작되는 경기를 관람하는 허기진 시민들에게 밥과 죽을 무료로 제공했다. 새벽잠을 설치며 사찰에 모여 응원전을 펼쳤지만, 일본은 벨기에에 2-3으로 역전패당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