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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4일(水)
대학의 위기,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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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사회부 부장

통상의 소소한 의례적 자료라고 여겼다. 하지만 좀 더 눈여겨보니 대학의 현실이 오롯이 투영돼 있어 씁쓸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얘기다. 지난해 학생 창업기업 수는 1154개로 2016년보다 24.9%나 껑충 뛰었다. 창업 강좌 수도 5765개로 같은 기간 11.2%나 늘었다. 벤처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아닌데 학생 창업에 대한 ‘열망’은 청년실업의 역설적 영향에 불과하다. 기업의 요구에 따라 설치해 채용도 가능하고 기업 직원 재교육도 해주는 특별 교육과정인 계약학과 수는 290개로 0.7%, 학생 수는 8298명으로 6.8% 각각 감소했다. 반도체 외에는 늪에 빠진 주력산업의 침체가 대학의 신입 채용에 연쇄적인 파장을 주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학에 불어닥친 거센 ‘외풍’은 청년 실업뿐만 아니다. 교육부는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대학 기본 역량 진단’이란 칼을 빼 들었다. 이미 정원감축 권고, 재정 지원 제한이 결정된 30개 대학과 2단계 진단 대상에 포함된 86개 등 116개 대학이 존폐를 우려해야 하는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전문대학들도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 비율이 낮다며, ‘전문대학 홀대’론으로 교육 당국을 성토하고 있다. 지방대의 위기는 더 심화할 수 있다. 강원 영동지역만 해도 한국은행 강릉본부 분석자료를 보면, 이미 지난해 말 입학정원이 일반대는 20.5%, 전문대는 10.4% 감소했다.

하지만 10년째 묶여 있는 대학 등록금 동결조치가 풀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 대학 등록금이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교육 당국이 동결 기조는) 유지하되 사립대가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등의 여건을 고려해 정부재정지원 총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예산 당국과) 협의 중이다”고 전했다. 취업 문턱은 갈수록 견고해지고, 정원은 줄어드는데 곳간은 비어가고, 역으로 구조조정 강도만 높아지는 형국이다. 비리 사학이야 연중 엄벌 체제를 유지해야겠지만, 공교롭게도 이달부터 교육부는 ‘사학 혁신 노력에 대한 현장 체감도가 낮다’며 2개월 일정으로 일선 대학에 대한 고강도 조사·감사에 착수했다.

국내 대학의 자체 경쟁력 지표가 갈수록 낙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위 명문 사립대, 지방 거점 국립대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연달아 퇴보 중이다. 그러나 정부, 교육 당국이 고등교육정책을 긴 안목과 호흡으로 체계적인 집행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지적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돈으로 대학을 묶고 정원을 줄이는 게 작금의 고등교육정책’ ‘지역 거점 국립대조차 제대로 육성하지 않았으면서 우리 대학 문을 닫으란 것이냐’는 지적을 곱씹어야 한다. 재정을 당근과 채찍으로 쓰는 미봉책보다 더 면밀하고 종합적인 대학 경쟁력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앞서야 한다. 특성화 위주의 대학 운영 재편, 고등교육 예산의 대폭 확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융·복합 커리큘럼 등 지난 3월 대학 총장들이 교육 당국에 제안한 내용만 잘 살펴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누란지위(累卵之危)의 대학은 ‘생존 수영’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하다.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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