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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4일(水)
불확실한 미래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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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최근 영국인들 사이에 시도 때도 없이 불안감을 드러내거나 분노를 표시하며 이를 가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나타나는 일종의 전사회적 정신질환인데 영국 언론들은 이를 ‘브렉시트혼란증후군(Brexit Derangement Syndrome·BDS)’이라고 부른다. 2016년 6월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가 총선공약 이행 차원에서 실시한 ‘EU’ 탈퇴 관련 국민투표에서 예상과 달리 51.9% 찬성으로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됐다. 이후 ‘EU 이혼’ 협상이 본격화되자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며 국민적 질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언론들은 “당초 브렉시트 반대자들 가운데 분노와 불안감, 초조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찬성자들도 보편적으로 앓고 있는 증상”이라고 전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의 EU 탈퇴가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면서 ‘때때로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영국이 EU 일원이 된 지 43년 만에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 결정이 내려지고, 곧 현실화하게 되자 ‘EU 정체성’ 상실 충격이 투표 성향과 관계없이 전 세대가 앓는 사회적 질병이 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신철학자이자 대표적인 공공지식인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69)는 최근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인들의 집단 불안증을 주제로 한 1인극을 런던 무대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레비는 “영국인들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 사람들도 BDS를 공통적으로 앓고 있다”면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기 전에 영국의 EU 잔류 문제를 다시 한 번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비는 ‘브렉시트 이전의 마지막 비상구’로 이름 붙여진 이 작품에서 “브렉시트는 EU에서 영국식 자유주의 정신을 고갈시키고, 영국을 작은 섬나라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브렉시트 무효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레비의 주장이 내년 3월 공식 탈퇴를 앞둔 영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국수주의적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선동에 현혹돼 결정한 브렉시트를 영국 정부와 EU 집행부가 얼마나 이성적으로 바로 잡으며 파장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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