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진전 안되면 韓-美간 불협화음 커질 수도”

미래안보포럼 국회서 간담회
“묻지마식 군축 기조는 위험”

“평화 프로세스는 순탄하게 진행되는데 비핵화 프로세스에 이상이 생기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안보포럼 주최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안보 전략 연속 간담회’에서 “북·미 간 실무협의가 빠르게 진행돼 비핵화와 평화체제 로드맵이 순탄하게 굴러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가장 반기는 시나리오지만 자칫 비핵화·평화 프로세스가 프레임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결과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 상태의 지속, 느린 비핵화 프로세스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남북 간에는 데탕트가 실질적으로 발전하게 되지만, 북한 비핵화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으면 한·미 양국의 정책적 불협화음은 커지게 되며, 한·미 동맹 역시 딜레마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한국은 균형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이루기 위한 외교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모든 프로세스가 비핵화와 함께 전개되기 때문에 비핵화의 실패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핵 동결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 그동안 북한의 ‘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해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안보 취약성만 커질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된 후 안보 위험이 현격히 줄어들었을 때 훈련 중단을 고려하는 게 옳은 결정”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미래안보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현재와 같은 묻지마식 군축 기조는 바람직한 안보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최소한 현재 군의 전투역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훌륭한 보험이자 북한을 압박하는 협상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