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특위 권고안 논란>건강·요양보험 국가재정 포함땐… 복지예산 비중 28.2 → 37.1%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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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특위 권고 적용해보니…

총지출 428조8000억 → 490조
복지비 120조8000억 → 182조

정부가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권고대로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국가재정에 포함하면 올해 예산(총지출)에서 복지 예산(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 총지출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재정특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국가재정에 포함할 경우 올해 총지출(본예산 기준)은 428조8000억 원에서 490조 원으로 늘어난다. 복지 지출 규모도 당초 120조8000억 원에서 182조 원으로 증가한다. 이럴 경우, 올해 총지출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애초 28.2%에서 37.1%로 급등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지출 증가율이 OECD 주요국보다 훨씬 빨리 증가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총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8.0%(추가경정예산 기준)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3.7%), 일본(0.8), 독일(1.8%) 등 다른 OECD 주요국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크다.

복지 지출은 총지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복지 지출 규모도 해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흔히 OECD 가입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는 복지 지출 비율이 낮고, 재정을 더 투입할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GDP에서 공공사회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로 프랑스(31.0%), 영국(22.5%), 미국(18.8%)보다 낮다. 그러나 2012∼2016년 우리나라의 공공사회복지지출은 18.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OECD 주요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은 현재는 OECD 주요국보다 낮지만,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복지 지출에 국민건강보험 등을 포함할 경우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특위는 “국민은 국민건강보험료를 조세와 같은 성격으로 인식하지만, 현재는 국가재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제외돼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이 국가재정(총지출) 및 복지 지출 규모를 과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