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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5일(木)
‘부엉이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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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제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언급은 ‘진박(眞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앞다퉈 자신이 진박이라고 하는 꼴불견 행태가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진박, 친박, 비박, 멀박, 신박, 범박 등 ‘친박 용어사전’이 등장하면서 편 가르기가 맹위를 떨쳤다. 사이비 진박이 난무하다 보니 최경환 의원이 ‘진박 감별사’로 등장했다. 최 의원이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면 진박이고, 아니면 비박 낙인이 찍히다 보니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결국 ‘진박’ 소동은 당과 박 전 대통령의 몰락을 자초하고 말았다. 계파 갈등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난데없이 ‘부엉이 모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 패배한 이후 당내 친노-친문 의원들이 중심이 돼 친목 모임을 만들었고, 정권을 잡은 이후 더욱 활성화됐다고 한다. 40여 명의 의원이 회원이라고 하니 단일 계파로 친다면 최대다. ‘밤에도 두 눈 부릅뜨고 문 대통령을 지키는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부엉이 모임’이라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곳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인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8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주자가 난립하면서 이 모임의 존재가 더 부각되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전해철, 박범계 의원 등이 모두 이 모임 소속이다 보니 계파로 보는 시각이 많아 5일 해산키로 했다.

최근 당권 경쟁을 앞두고 ‘뼈문(뼛속까지 친문재인)’ 얘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진박의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데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여론조사 비중을 25%에서 15%로 낮추고 대신 권리당원을 10%포인트 늘리면서 민심보다 당심의 비중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 일반의 여론보단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다 보니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조차 문 대통령의 뜻이 있어야 나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당에서 친한 사람끼리 모임을 만드는 것이야 문제 삼을 수 없지만, 권력이 되면 계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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