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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6일(金)
폭 150㎝ 였던 판문점 도보다리, 유엔司 설득해 회담 직전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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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 앞뒤로 걸을뻔
널판 2개 추가 50㎝ 공간확보
갈색으로 바꾸려했지만 실패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30분에 걸쳐 사실상 단독회담을 가지면서 세계의 시선을 끌었던 판문점 ‘도보다리’. 남북 정상이 산책과 야외회담이란 세기의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연출할 수 있었던 데는 긴밀한 공조 아래 도보다리 난간 확장 공사 및 연장공사를 한 한·미 군 당국의 노력이 일조를 했다.

회담 4주 전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 프로그램 소식을 접한 한미연합사 및 1사단 한국군 장성들은 현장점검을 위해 도보다리를 찾았다. 도보다리는 유엔군사령부가 사용하는 ‘풋 브리지(Foot Bridge)’를 직역한 것. 도보다리는 T1, T2, T3 회의실과 동쪽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사이에 위치한 길이 50m인 나무다리로 1953년 정전협정 직후 한국휴전중립국감시위원단 요원들이 북한과 회담을 하기 위해 빙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습지 위에 만든 것이다. 군 장성들은 현장 점검 결과, 폭 150㎝인 도보다리가 두 정상이 나란히 산책하기엔 좁다는 결론을 내렸다. 체격이 뚱뚱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나란히 걸으면 꽉 낄 정도였다. 그렇다고 두 정상이 앞뒤로 걸어간다면 산책이 아니라 뭔가 사이가 틀어진 건 아닌지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판이었다.

새 다리를 세우기엔 남북정상회담까지 일정이 촉박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난간을 일자형으로 개조해 널판을 2개 더 설치하면 50㎝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문제는 판문점을 관할하는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당시 유엔사 입장은 ‘판문점 시설의 무리한 개조는 원칙적으로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었다. 한국군 장성들은 브룩스 사령관에게 도보다리 상태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공사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사진을 면밀히 살펴본 브룩스 사령관도 결국 개조 공사에 동의했다. 65년 전 도보다리 공사는 유엔사가 했지만 이번 개조 공사를 유엔사에 맡기면 정상회담 전까지 완공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었던 한국군 장성들은 이번 공사는 한국 측에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목조건축 전문업체인 ㈜내외시엔디건설(박동수 대표)에 공사를 맡겼고 업체는 시간 내에 공사를 마쳤다.

다만 도보다리 색깔과 표지판을 놓고는 한·미 간에 이견이 있었다. 청와대는 빛바랜 도보다리 색을 세련된 ‘갈색’으로 교체하기를 원했지만, 브룩스 사령관은 ‘수용 불가’ 답변을 보내왔다. 유엔군을 상징하는 하늘색을 바꾸는 건 규정 위반이란 이유였다. 대신 브룩스 사령관은 글자 식별이 어려운 녹슨 표지판(標識板·MDL Marker)을 새것으로 교체하자는 ‘선심성 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청와대가 ‘노(No)’라고 했다. 녹슨 표지판은 ‘분단의 역사적 상징물’인데, 훼손하지 않고 본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였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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