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모 자녀 등 모든 출생아 차별없는 사회적 환경 조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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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저출산고령화 포럼… 전문가 “제도적 대책 절실” 목소리

“태어나는 모든 아이 존중받아야
낙태·유기·불법입양 유혹 벗어
아버지 姓 우선 원칙 폐지해야”

“태어난 모든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고,
혼인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이 선택한 삶 속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고자 하는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만,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아이를 낳아 키울 만한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송효진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우리가 비혼 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을 이야기하는 것은 저출산 현상의 해소를 위해서, 비혼을 선택한 사람에게도 출산을 독려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배려하고 존중하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을 살펴보고, 태어나는 모든 아이가 존중받고, 가족형태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선 송 연구위원은 “비혼모는 임신 이후 출산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낙태와 유기, 불법입양에 대한 유혹을 경험한다”며 “위기 임신단계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도적으로는 출생통보제 역시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출생신고의 책임을 1차적 신고의무자인 부 또는 모에게 부과하도록 규정해 부모의 출생신고가 없으면 국가가 아동의 출산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신고의 누락과 지연, 허위 출생신고 등 제도적으로 취약하다”며 “이는 아동학대, 유기·방임, 영아매매 등 아동 인권 침해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태어난 모든 아동의 권리보장은 출생 즉시 등록되는 체계를 국가에서 갖춰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부의 성을 원칙적으로 따르는 제도인 부성우선원칙도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김순남 성공회대 연구교수도 이날 포럼을 통해 건강가족기본법의 전면 수정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존 가족정책의 접근은 국가가 개인에게 특정한 가치 지향에 부합하는 행동이나 관계 형성을 유도해 개인의 자율적 삶을 억압하고 다양한 가족구성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평등한 사회통합형 가족지원법으로 개정하고, 미래 사회 가족형태 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하는 생활동반자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또 환자에 대한 의료결정 동의 범위가 배우자, 직계존속 등으로 한정된 의료법도 동거인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가정 양립만 주장하기보다 ‘성평등한 일·생활균형’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며 “‘모든 가족은 평등하다’라는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