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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현종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9일(月)
이해찬 대표論과 진보 長期집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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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李, 보수 궤멸, 장기집권 주장
결심하면 유력한 與 차기 대표
對野 대화보단 강경노선 지속

말만 많고 성과 없는 文정부
야당과 협치 없인 빈손 자명
‘대통령 黨’ 아닌 자생력 필요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 “적어도 네 번, 다섯 번 이렇게 계속 집권을 해야 정책이 뿌리를 내려 정착이 된다. 오랜만에 집권했는데 계속 집권을 해야 되겠다.”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주도 인물이자 현역 의원 중 서청원 의원(8선) 다음인 7선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대선과 올해 초 한 말이다. 자신이 속한 정당이 계속 집권하기를 바라지 않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의 민주화 운동 경력과 정치과정을 봤을 때 ‘궤멸’ ‘장기집권’과 같은 군사정권이 쓰던 말을 이 의원이 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입장만 바뀌었을 뿐이지 권력의 속성은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

오는 8월 25일 열리는 민주당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의 출마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직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친노-친문 세력의 좌장격인 그의 정치적 무게를 고려하자면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지금 20여 명이나 난립하고 있는 후보 중 상당수가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전대에 비해 여론조사 비중이 줄어들고 권리당원과 대의원 비중이 높아진 룰을 볼 때도 그가 출마만 결심하면 승산은 있다.

지난 총선 때 ‘김종인 비대위’에서 쇄신 대상으로 지목돼 공천 배제됐지만, 탈당 뒤 무소속으로 당선했다가 다시 입당한 상황에 비춰보면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한때는 쇄신 대상이 이제 당 대표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변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의원 입장에선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선거에 승리한 이후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의 교훈이 클 것이다. 당시 대통령과 당의 갈등으로 혼란을 겪었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자신이 직접 나서 당과 차기 주자군을 다잡고 청와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또 장관, 총리에 7선 의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 멘토라는 정치 경력도 다른 후보들과는 비교 불가하다.

그러나 이 의원 등판을 놓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국정을 이끄는 집권당에 지금 필요한 리더십에 적합한지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당내에서 ‘상왕(上王) 정치’의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대선 승리 이후 추미애 대표체제의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지지율은 높지만, 냉정히 성과에서 본다면 뭣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 자유한국당의 자책골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교우위 선택을 받았지만, 법안 처리 등 정치적 성과에선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대 야당 관계는 최악이었다. 지금 국회엔 거의 1만여 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고, 정부가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같은 개혁안도 국회 문턱에 다 걸려 있다. 지난해 말 정기국회까지 국회 발의법안 8767건 중 통과율은 불과 3.8%에 지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제21대 총선이 있는 2020년 4월까지의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 정치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타협과 가능성을 찾는 예술이라고 한다. 지난 5일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주최한 ‘민주당, 한걸음 더’ 토론회에서 금태섭 의원은 차기 대표의 조건으로 “야당을 존중하고 민주당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자는 연대가 아니라 저쪽에서도 원하는 것을 같이 하고 같이 책임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동민 의원은 “달이 차면 기울듯 우리는 지금 만월 보름달”이라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문 정부가 언제까지나 전(前) 정권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정 동력을 얻을 순 없다. 청와대 중심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으로 최저임금, 주52 시간, 탈(脫)원자력, 입시정책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고 야당을 설득, 국정 운영의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차기 당 대표의 첫 번째 과제이다. 또, 그동안 여당은 ‘대통령당’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영국의 보수당이나 미국의 민주·공화당처럼 정당이 국정의 중심에 서도록 국민 지지가 높을 때 더 과감한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치, 협력을 주장할 경우 극렬 지지층으로부터 적폐, 배신자 취급을 받는 분위기를 보면 전당대회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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