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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9일(月)
출산율 1.0에도 공허한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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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사회부장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대책 패러다임을 바꿔 뒤늦게나마 방향을 잡은 건 다행이나 각론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이 정도면 2040세대 부모와 아이의 삶의 질이 개선될까.’ 긍정적인 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목표에 걸맞은 구체적인 정책은 상당히 미흡하다. 또다시 천문학적 재정을 쏟아붓고도 실패를 지켜볼 여유가 없다. 10여 년간 효과 없이 투입한 130조 원은 학습 비용치고는 너무 막대하다. 올해 합계 출산율 1.0명 선 붕괴로 세계 최저 수준의 기록 경신을 코앞에 둔 엄중한 상황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7·5대책’을 발전시켜 10월에 내놓겠다고 한 종합대책 발표까지 갈 길이 멀다.

출산·보육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해결되지 않고, 청년 일자리·결혼 전후 주거문제·출산·보육과 교육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만 풀어낼 문제라고 인식한 것까지는 좋다. 어렴풋한 청사진에 현실적이고 효과 있는 각론을 채워 넣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 정책 보완의 초점은 당사자 입장에서 정부가 뭘 해주기를 원하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청년들이 무엇이 두려워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고, 가정을 구성해도 왜 아기 낳기를 꺼리는지 이들의 처지에서 접근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생애주기별로 부닥치는 이들 삶의 난관에 대한 정확한 실태 분석은 정책 수립의 토대다. 정부는 그동안 아이를 2명 이상 낳고 싶어 하는 젊은 부모들이 냉혹한 현실 때문에 1명밖에 낳지 않거나 아예 무자녀의 결단을 내린 이유를 등한시했다. 질 좋은 삶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당연한 욕망을 무시했다. 워라밸(일·생활 균형)을 누가 하기 싫어 안 하는가. 워라밸 미정착의 책임 소재로 정부(45%)를 꼽는 여론이 높은 점에 비춰보면 이번 정책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세세히 들여다보면 허점도 금방 드러난다. 과거 정책에서 혜택 범위를 확대하거나 지원액을 좀 올리는 미세조정에 그쳤다.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1세 아동 의료비 사실상 제로화’는 제목만 그럴싸하지 현재 받는 지원에서 변화를 실감하기 힘든 수준이다. ‘임금 삭감 없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유급출산휴가 확대’의 경우 사실 지금 있는 제도도 활용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다. 육아휴직은 아이를 생각하면 당장 하고 싶어도 소득이 70% 깎인다면 꺼릴 수밖에 없다.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확대는 그림의 떡이다. 맞벌이 가구의 절반 가까이는 정부의 돌봄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해 사적 영역을 이용하는 현실이다. 초등학생 돌봄은 딱히 제시된 대안이 없다. 그러니 돈은 돈대로 들고, 서비스 질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결국, 독박 육아에 시달리던 직장여성은 퇴직을 결정하고 경단녀라는 꼬리표를 달아 노동시장 재진입에도 힘겨운 상황과 맞닥뜨린다. 악순환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저출산 정책의 최대 핵심인 청년 일자리 대책은 일자리위원회와의 협업을 이유로 미뤄졌다. 신혼부부 내 집 마련 지원에 136조6000억 원, 나머지 출산·육아·교육 등 보완 대책에 9000억 원 등 총 137조5000억 원의 재원 조달 방안은 이미 논란거리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기다리고 있다.

jupiter@
e-mail 김상협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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