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는 Choo… 47경기 연속출루 ‘텍사스 신기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디트로이트戰 9회 내야 안타
“출루기회 준 구즈먼 안아줄것”
현역 최다 연속출루 기록 ‘-1’

선배 박찬호·김병현 이어
韓선수 3번째로 올스타 선정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4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 텍사스 구단의 ‘단일 시즌 최다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웠다. 9회 2사 후 내야안타를 뽑아내 만들어낸 극적인 신기록이다. 대기록 행진을 펼치는 추신수는 생애 처음이자 한국인으로는 3번째로 별들의 무대인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추신수는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8회까지 4타수 무안타였고 볼넷도 얻지 못했다. 9회초 텍사스 공격은 7번 타자부터 타석에 섰다. 삼자범퇴로 끝나면 추신수의 연속 출루는 46경기에서 제동이 걸린다.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2사. 그런데 8번 타자 로널드 구즈먼이 중전 안타를 날렸고 추신수는 또 한 번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 9회 2사 주자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디트로이트의 오른손투수 빅터 알칸타라의 2구째 시속 140㎞ 체인지업에 배트를 갖다댔다. 빗맞은 타구는 3루수 쪽으로 향하는 내야안타가 됐고 추신수가 1루를 밟자 텍사스 동료들은 더그아웃에서 손뼉을 치면서 환호했다. 새로운 기록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경기 직후 “9회 마지막 타석에서 1루로 뛸 때 나를 응원하는 소리를 들었고, 특히 동료들이 기뻐하기에 뿌듯하다. 구즈먼이 (타격할) 기회를 줬는데 클럽하우스에 가면 구즈먼을 꽉 안아 주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추신수는 5번째 타석에서 나온 내야안타로 지난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이어 온 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47경기로 늘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활동했던 훌리오 프랑코가 1993년 달성한 종전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속 출루(46경기)를 넘어섰다. 텍사스 구단 창단(1961년) 이후 최다 연속 출루. 텍사스 소속이던 윌 클락이 58경기 연속으로 출루한 적이 있지만 기간이 1995년 9월 7일부터 1996년 5월 12일까지로 두 시즌에 걸쳤다.

추신수는 이제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보유한 현역 최다 연속 출루(48경기)를 정조준한다. 1경기 차.

추신수는 5월 13일까지 시즌 타율 0.239(155타수 37안타), 출루율 0.316으로 부진했지만 출루 행진을 펼치면서 타율은 0.293(335타수 98안타), 출루율은 0.399까지 올랐다. 추신수가 연속으로 출루한 47경기의 타율은 0.339(180타수 61안타)다. 47경기에서 볼넷 41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얻는 등 출루율은 0.462다. 추신수는 9회에 특히 강하다. 추신수의 9회 타율은 0.481(27타수 13안타)이나 된다. 9회에 볼넷 5개도 얻어 9회 출루율은 무려 0.563에 이른다. 9회에 타석에만 들어서면 출루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인 셈이다.

추신수는 10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현역 최다 연속 출루 공동 1위에 도전한다. 보스턴 선발투수는 에두아르두 로드리게스로 올 시즌 10승 3패, 평균자책점 3.84를 유지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특히 93.2이닝을 던져 100삼진을 낚았다. 추신수는 로드리게스와 올 시즌 3번 만나 모두 삼진으로 아웃됐다.

한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날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자 중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후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와 내셔널리그 올스타는 각각 32명으로 구성된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한국인이 출전하는 건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에 이어 추신수가 3번째다. 제89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18일 오전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팬 투표로 뽑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발 출전 선수 9명과 내셔널리그 올스타 8명을 먼저 발표했다. 이어 감독, 코치, 선수들의 투표와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의 추천으로 뽑힌 아메리칸리그 22명, 내셔널리그 23명을 이날 차례로 공개했다. 각 팀의 마지막 한 자리인 32번째 선수는 다시 팬 투표로 최종 선발된다.

추신수는 팬 투표 선발 출전 선수로 선정되지 못했으나 선수단 투표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지명타자로 뽑히리라는 예상과 달리 외야수로 선정됐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지명타자 후보는 넬손 크루스(시애틀 매리너스)에게 돌아갔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