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 ‘연금 不信’… “믿을 건 금융 자산”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공적·개인·퇴직연금 불만족
은퇴이후 일자리 창출 중요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이 노후준비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꼽히지만, 정작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삶의 만족도를 올리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은퇴가 임박한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미성숙한 연금제도가 노후를 보장해주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런 사실은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계간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베이비붐 세대의 재무적 노후준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박명아 경희대 박사과정 외 4명)’에서 확인됐다. 국민노후보장패널 6차 자료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 2140명(전기 1955∼1959년생·후기 1960∼1963년생)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순서대로 살핀 결과 배우자 유무, 노후생활비 준비 여부, 가계 총지출, 교육 수준, 연령, 공적이전소득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우선 공적연금은 베이비붐 세대의 삶의 만족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공적 노후보장체제인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연금의 가입 역시 베이비붐 세대의 삶의 만족도와 비례하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으로 가입되는 개인연금도 역사가 비교적 짧아 노후보장 기능이 미흡한 탓이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가입 역시 베이비붐 세대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 요인이 아니었다. 반면 전·후기 베이비붐 세대 모두 금융자산이 삶의 만족도를 증가시키는 유의미한 변수로 분석됐다. 베이비붐 세대는 생애발달 주기상 자녀 교육비나 결혼 등으로 인해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이 필요한 시기여서 금융자산이 삶의 만족도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주된 일자리를 퇴직한 후에도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할 또 다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