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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0일(火)
지상파 드라마의 이유있는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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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며 지상파의 아성을 무너뜨린 tvN ‘미스터 션샤인’(왼쪽 사진)과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낮은 제작비·자사PD 우선·스타들 외면에
외주제작자들 “tvN, JTBC 먼저 찾아가요”


“tvN이랑 가장 먼저 얘기하고, JTBC가 지상파보다 우선입니다.”

한 중견 드라마 외주제작사 A 대표의 고백이다. 지상파 방송사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 특정 회사의 입장은 아니었을까? 문화일보는 외주제작사 5곳에 전화를 돌렸다. 대답은 비슷했다. “아직은 JTBC보다는 지상파”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tvN이 가장 합리적인 제안을 주는 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여전히 지상파를 1순위로 꼽은 한 대표는 “그래도 상징적으로 지상파에 편성되면 의미가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상징’일 뿐, 실리를 따졌을 때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철밥통’이라 불리던 지상파 드라마는 왜 천덕꾸러기가 됐을까?

외주제작사들이 지상파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제작비’다. 평균적으로 회당 제작비가 5억 원 안팎인데, 지상파에서는 2억 원 받기 빠듯하다. 요즘처럼 일본, 중국 해외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는 나머지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작품의 경우, 방송사가 각종 판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B 제작사 대표는 “방영권만 넘기고 나머지 권리를 확보해 제작사가 파는 ‘방영권 딜’을 지상파에 요구해도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다”며 “CJ E&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권리를 가져가는 대신 제작비를 100% 지원하고 최소한의 제작사 수익을 보장해줘 대박은 없어도 손해는 안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상파가 외면받는 또 다른 이유는 ‘자사 PD 우선주의’ 때문이다. 지상파 편성을 받으며 외주 연출자를 쓰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최근 tvN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 드라마는 지상파와 편성을 논의하다가 연출자 선정을 놓고 잡음이 나와 tvN으로 편성을 옮겼다. C 제작사 대표는 “실력 있는 지상파 드라마 PD가 성공작을 내면 앞다투어 프리랜서로 전향하니 지상파에는 경험이 부족한 신인 PD가 많다. 그런 PD를 길러낸 지상파의 시스템을 무시할 순 없지만, 당연히 목소리가 큰 스타나 작가들은 검증된 실력을 갖춘 PD를 보유한 tvN이나 JTBC를 선호한다”며 “ 왜 인정받는 PD들이 지상파를 떠나려 하는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 이유는 ‘스타들의 요구’다. 케이블 드라마가 제작되던 초창기에는 스타들이 지상파에 편성된 드라마 출연을 고수했다. 간혹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할 때는 기존 출연료의 30∼50%가량 웃돈을 얹어 받았다. 지금도 tvN 드라마에 출연하는 톱배우들의 출연료는 이미 회당 1억 원을 넘어섰지만, 지상파는 그 미만이다. JTBC 역시 지상파 드라마보다 출연료를 많이 주는 편이다.

D 제작사 대표는 “출연료도 더 많이 주는데, ‘tvN, JTBC 드라마가 더 볼 만하다’는 채널 이미지까지 생겼으니 스타들이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결국 최근 지상파의 위기는 제작자와 스타·작가의 합리적 변심, 지상파 인재 유출, 낮은 제작비 등 3중고가 겹친 필연적인 결과”라고 꼬집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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