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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018 러시아월드컵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0일(火)
케인에게서 ‘흑표범’ 에우제비우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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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오른쪽)이 지난 4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왼쪽은 ‘포르투갈의 전설’ 에우제비우.
케인, 러월드컵 6득점중
페널티킥으로 3골 성공시켜
1966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에우제비우도 9골중 4골 PK
시공간 다르지만 패턴 비슷

적극적으로 공격 루트 개척
빠른 드리블·슈팅도 닮아


해리 케인(25·토트넘 홋스퍼)은 ‘백표범’.

케인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6골을 몰아넣으며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케인을 앞세운 잉글랜드는 G조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했으며, 16강전에서 남미의 복병 콜롬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따돌렸고 8강전에서 북유럽의 다크호스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했다. 잉글랜드가 4강에 진출한 건 1966 잉글랜드월드컵,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월드컵 승부차기 3연패에서 벗어나는 등 의미 있는 ‘여행’을 즐기고 있다. 특히 ‘주포’인 케인의 득점력이 물이 올라 1966년 이후 무려 52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월드컵 정상을 노릴 만하다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케인은 러시아월드컵에서 골든부츠(득점왕)는 물론 골든볼(최우수선수)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득점 2위인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는 2골. 케인은 4강전과 결승전, 또는 3∼4위전 등 2게임을 남겨놓고 있기에 골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마의 6골’을 깰 것으로 기대된다. 마의 6골이란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10차례 중 한 번(2002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득점왕이 6골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걸 뜻한다. 잉글랜드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월드컵 득점왕 게리 리네커 역시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6골을 넣었다.

그런데 케인에게서 흑표범 에우제비우(포르투갈)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득점 패턴이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2014년 숨을 거둔 에우제비우는 잉글랜드월드컵에서 9득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당시 북한과의 8강전에서 0-3으로 뒤졌으나 에우제비우가 4골을 몰아넣은 데 힘입어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포르투갈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3위까지 올라갔다. 당시 에우제비우는 9득점 중 4골(44.4%)을 페널티킥으로 넣었다. 역대 득점왕 중 페널티킥 비율이 가장 높다. 케인은 러시아월드컵에서 6골 중 3골(50%)을 페널티킥으로 넣었다. 페널티킥으로 손쉽게 득점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페널티킥은 득점 확률이 높은 건 분명하지만, 심리적인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우제비우와 케인은 한 번도 망설이지 않았고, 실수 없이 모두 골로 연결했다.

1942년생인 에우제비우는 펠레와 비교될 만큼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 177㎝로 빠른 돌파와 대포알 슈팅력을 갖춘, 당시 유럽 무대에선 파격적인 골잡이였다. 볼 컨트롤, 드리블,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고 1965년엔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케인은 최전방 공격수지만 문전에서 몸싸움, 자리다툼을 펼치며 시간을 보내진 않는다. 최전방을 지키다 중원으로 내려가는 등 활동량과 활동폭이 다른 스트라이커에 비해 많고 넓다. 188㎝에 위치선정이 뛰어나 제공권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에우제비우처럼 뛰어난 침투 능력, 빠른 드리블과 슈팅을 자랑한다. 거친 몸싸움에 적극적으로 맞서며 골문 앞에서 공간을 확보해 스스로 공격 루트를 개척한다. 게다가 골 결정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케인은 러시아월드컵에서 10개의 슈팅을 날렸고 유효슈팅 6개로 6득점을 올렸다.

에우제비우는 24세에 잉글랜드월드컵이 배출한 슈퍼스타가 됐고, 52년이 흐른 지금 케인은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케인은 오는 12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 4강전을 치른다. 크로아티아는 4강에 오른 4개국 중 가장 많은 태클(61개)을 시도하는 등 거친 수비가 장기다. 케인이 크로아티아의 두꺼운 방어벽을 뚫을 것인가, 아니면 52년 전 에우제비우처럼 4강에서 제동이 걸릴 것인가. 러시아월드컵 4강전의 하이라이트는 케인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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