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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1일(水)
서울대 서점 점원에서 출판사 대표로… 57년의 ‘한국 출판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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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일 다산출판 대표 자서전
“출판권·저작권 보호 제대로”


열일곱, 서울대 구내서점 점원을 시작으로 57년간 책과 함께 해온 강희일(사진) 다산출판사 대표가 자신의 삶을 돌아본 ‘강희일, 책과 삶’(다산출판사)을 출간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책과 함께 관통해온 한 출판인의 드라마틱한 개인사인 동시에 1979년, 서른다섯에 학술출판사 ‘다산출판사’를 설립한 뒤 40년 가까이 현장을 지켜온 출판인이 쓴 한국 출판의 역사이기도 하다.

“열일곱, 주경야독하며 서울대 구내서점 급사로 번 돈으로 병환 중인 어머니까지 일곱 식구를 먹여 살렸다. 책과 출판은 어머니 품속 같은 곳이었다. 그때부터 출판계를 위해 언젠가 보답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고 그는 돌아봤다. 서울대 서점은 그를 뒷골목 인생에서 구해준 곳이기도 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광복 하루 전날인 1945년 8월 14일 가족과 함께 피란 화물열차에 몸을 싣고 김천에 정착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다시 야반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망원동에 자리 잡은 뒤 거리에서 아이스케이크도 팔고 구두도 닦고 신문팔이도 했던 그는 서울 세종로와 종로 뒷골목에서 뜻 맞는 아이들과 몰려다니는 부랑아짓을 하고 다녔다.

그러던 중 4·19혁명 이후 정치 깡패를 잡아들여 뒷골목 생활이 불가능해질 즈음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 손에 끌려 서울대 서점에 면접을 보게 됐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의 주경야독이 시작됐다. 그는 젊은 나이에 만든 출판사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서울대 서점에서 맺은 인연 덕분이라고 했다. 학교 서점을 드나들던 많은 학생이 유학을 거쳐 교수가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우리 꼬맹이가 출판사를 차렸으니 도와야지”라며 책을 내고 사줬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되는 책과 삶 이야기를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그는 식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 더 늦기 전에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책의 상당 부분을 출판계 현안에 할애했다. 특히 최근 출판계 이슈로 떠오른 저작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수업목적저작물’의 경우 책의 10%까지 복사를 허용하고 있지만,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한국적 관행 때문에 복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자료에 대해선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수업목적저작물 이용 대가로 받는 저작권료도 현행 저작권법으로는 출판사가 받을 수 없다“며 저작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저작물의 10% 정도 복사를 허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스탠더드이지만 이에 대한 출판권과 저작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독자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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