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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푸드 플러스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1일(水)
돼지고기, 너무 익히지 마세요… 육즙 살아야 맛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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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서철이면 특히 소비가 급증하는 구이용 돼지고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칼집 삼겹살, 앞다리살, 삼겹살, 목심살, 슬라이스 목심살. 신창섭 기자 bluesky@

머리부터 발끝까지 맛있는… 돼지고기

휴가철인 8월에 가장 많이 팔려
年국내생산 90만t · 수입 40만t
1인당 24㎏ 소비… 소고기 2배

삼겹살, 지방·살 배열 잘된 걸로
목심살은 ‘선홍색’ 골라야 신선
가정 보관할 때는 김치냉장고에

숯불에 구울 땐 화력 잦아들 때
80도 정도로 가열하면 딱 좋아
쫄깃·고소한 특수부위도 ‘인기’


우리 민족은 집안에 잔치가 있거나 큰 제사가 있을 때를 맞춰 계획적으로 돼지를 길렀다. 물물교환할 때는 곡식과 바꾸었고 5일장에서 새끼돼지를 구했다. 갑자기 혼사 같은 큰 행사가 생기면 이웃에서 기르던 돼지를 우선 내주어 도와줬다.

돼지는 마을에서 도축했다. 큰 가마솥에서 밤새 삶아 새벽에 뜨거울 때 걸어놓아 기름을 쪽 빼내고 소화를 돕는 새우젓에 찍어 먹었다.

돼지고기는 버리는 것이 별로 없다. 거의 모든 부위를 이용한다. 머리부터 발까지 다양한 식감과 맛을 선사하며 아낌없이 준다. 그래서 돼지고기는 1등 식재료다. 소비량도 단연 최고다. 국민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소고기의 두 배 가까운 24.5㎏이다. 돼지는 15년까지 살 수 있는데 우리가 먹는 것은 생후 6개월의 어린 돼지이다. 어린 돼지가 결합조직이 덜 발달해 결이 연하고 고우며 탄력이 있다.

돼지 누린내는 웅취라고 하는데 수컷에서 나는 냄새다. 수컷만 생산하는 호르몬이나 특유의 냄새가 지방에 축적돼 있다가 조리할 때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생 3일째에 거세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한다.

돼지고기 하면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고기라 생각한다. 하지만 부위별로 다르다. 등심, 뒷다리, 안심살 부분은 지방이 매우 적다. 안심살 3.2%, 뒷다리 3.3%, 등심은 3.6%이고, 단백질은 모두 20%가 넘는다. 우리가 선호하는 부위인 목심살은 지방이 18%다. 삼겹살은 지방이 36%로 목심살보다 두 배로 많다. 단백질은 목심살 25%, 삼겹살 13%다.

돼지에 대한 오해처럼 지방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데 지방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도 많다. 지방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뇌 기능을 유지하고 에너지 공급원으로 중요하다.

‘돼지’라고 하면 으레 흰색으로 알고 있는데 옛날에는 검정 돼지가 대세였다. 육질이 매우 우수한 검정 재래종 돼지는 체구가 작고 다리가 길었다. 김천, 강화, 사천, 정읍, 제주 등지에서 사육했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지금은 매우 희귀해졌다.

우리나라 돼지 사육두수는 연간 1000만 마리가 넘는다. 980만 서울시 인구보다 조금 더 많은 숫자이다. 돼지고기 생산량은 연간 90만t이 넘고 수입량도 40만t에 이른다. 수입산은 95%가 냉동이다.

돼지고기는 휴가철인 8월에 가장 많이 팔린다. 흑돼지는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에서 생산해 판매되고 있는데 돼지고기 마니아가 많이 찾는다. 판매용 흑돼지는 재래종 흑돼지를 비육이 빠른 품종과 교배해 개량한 것인데 일반 돼지보다 한 달을 더 사육한다. 고기의 탄력성이 높아 육질이 쫄깃하다.

좋은 고기를 살 수 있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농협유통 돈육팀 정상철 팀장에게 그 비결을 알아보았다. 좋은 고기를 사는 최고의 노하우는 믿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공포장한 1차 가공품이 매장으로 온다. 매장에서는 소포장 단위 판매를 위해 2차 가공을 한다. 이때 1차 가공품의 품질이 좋아야 소비자에게 좋은 고기가 전해진다는 것이다.

좋은 삼겹살은 지방, 살, 지방, 살이 예쁜 단층 구조로 고르게 잘 형성된 것을 꼽는다. 요즘은 털만 뽑아 껍질이 있는 상태로 유통하는 미박 제품이 대부분이라 껍질, 지방, 살, 지방, 살 구조인 오겹살에 가까운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삼겹살은 양을 늘리기 위해 등심까지 붙인 것을 사면 고유의 삼겹살 맛을 느끼지 못한다. 또 목심살을 고를 때는 선홍색인 것을 골라야 신선하고 맛있다.

소고기는 덜 익혀 먹어도 괜찮은데 돼지고기는 바짝 구워 먹어야 좋다고 알고 있다. 덜 익혀 먹어도 위생적으로 안전할까? 과거에는 기생충이 골치였는데 지금의 위생처리 환경에서는 그런 위험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육류는 미생물 번식이 쉬워서 잠재적 위험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80도 정도로 가열해도 충분하다.

가정에서 돼지고기 보관은 김치냉장고를 이용하는 게 좋다. 보관할 때는 육즙이 흘러 다른 식재료가 오염되지 않도록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랩을 씌운 상태로 5일 정도까지 보관하며 소비하는 것이 좋다. 갈아놓은 고기는 미생물 번식 위험성이 가장 높으므로 바로 섭취해야 한다. 냉장고에 보관해도 1∼2일 내에는 섭취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얼려둘 때는 급랭해야 좋은데 천천히 얼리면 얼음 결정이 커져서 좋지 않다. 고기를 맛있게 구워 먹는 비결에 대해 캠핑 마니아 최민수(캠핑7 대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숯불구이용으로는 고기를 두껍게 써는 것이 좋습니다. 숯불이 달궈지고 나서 화력이 잦아질 때를 기다려 목심살을 먼저 구워야 합니다. 목심살을 구운 다음 삼겹살을 구우면 딱 적당한 온도에서 살이 노릇노릇한 맛있는 삼겹살을 즐길 수 있죠. 가정에서도 너무 바싹 익혀 먹지 말고 육즙이 살아 있도록 굽는 것이 좋습니다.”

삼겹살은 돼지의 뱃살 부분이다. 외국에서는 베이컨으로 활용하는 부위다. 학술적으로는 다섯 번째 또는 여섯 번째 갈비뼈에서 마지막 요추와 뒷다리 사이까지의 복부 근육인데 등심을 분리한 후 나오는 부위를 말한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다. 삼겹살 못지않은 경쟁자 목심살은 육즙이 풍부하고 삼겹살과는 다른 담백한 맛이 있다. 목심살은 돼지의 목 부분인 대분할 목심 부위에서 피하지방을 7㎜ 이하가 되도록 정형한 고기를 말한다.

돼지고기 특수부위란 등심덧살, 항정살, 갈매기살 등을 말하는데 한 마리에서 전체 1㎏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등심덧살은 등심 부위에서 알등심살을 생산한 후 분리되는 근육 부위이다. 적색근을 지방층이 감싸고 있어 구웠을 때 식감이 좋다. 갈매기살은 갈비뼈 윗면을 가로질러 있는 얇고 평평한 횡격막 근육으로 갈비뼈에서 분리해낸다. 근육질 힘살이라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다. 항정살은 머리와 목을 연결하는 부위인데 근육과 지방이 골고루 잘 발달해 있다. 숯불에 구웠을 때 좋은 풍미와 함께 고소하고 탄력 있는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가 좋은 점은 다양한 부위로 여러 종류의 요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구이용으로 적합한 부위는 삼겹살, 목심살, 갈비살, 항정살, 갈매기살이고, 돈가스용으로는 안심과 등심을 쓴다. 보쌈용으로는 사태, 목심살, 삼겹살을 쓴다. 잡채, 카레용에는 부드러운 안심이 좋다.

외국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의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다. 일본인은 돼지 살코기로 돈가스를 만들어 먹는 것 이외엔 특별한 요리법을 모른다. 반면 우리는 부위별로 살코기는 물론 머리, 가죽, 내장, 심지어 뼈다귀까지 식용으로 이용한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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