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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1일(水)
“누구라도 오세요… 소통과 체험 공간 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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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학교 학생들의 진로체험을 겸한 점심 판매 행사,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에서는 다양한 주민들의 커뮤니티 행사가 열린다. 김종대 제공
과천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

1980년대초 ‘공원마을’ 조성
함께하는 마을공동체로 꾸며
사용 요청자들에게 공간 제공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차 눈길

아이들 방과후 모이는 아지트
북 콘서트·영화감상 등 진행
실용적인 문화 행사로 ‘교감’


마을 입구의 체육공원과 마을을 둘러싼 숲으로 인해 입구부터 푸르름을 자랑하는 과천의 한 마을, 이름부터 ‘공원마을’이다. 공원마을은 1980년대 초, 서울대공원이 조성되면서 그곳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생긴 동네다. 이곳은 이주민들이 정착한 동네라는 ‘문원 이주1단지’로 오랫동안 불리다 2016년 12월 동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으로 주민공모를 통해 공원마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됐다. 주민들의 손으로 이름을 바꾼 이 동네에 주민들의 의지를 모아 만든 마을 공간이 있는데 하얀 간판에 숟가락을 수줍게 내건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이 바로 그곳이다.

처음이지만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골목 여기저기에서 나타난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여 가는 곳을 뒤따르니 바로 그곳에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이 있었다. 마침 인근에 위치한 대안학교의 창업 체험팀의 점심 판매 행사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10개 남짓한 테이블마다 학생들이 준비한 메밀국수를 먹으러 온 주민들로 가득하다. 국수를 삶고 예쁘게 담아 손님상에 올리는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손에 익지 않은지 간간이 벌어지는 실수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숟가락이라는 이름 때문에 밥집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은 마을 공동체 공간이다.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은 2016년 가을, 마을 안에 있는 대안학교의 학부모들과 마을 주민 몇몇이 모여 시작됐다. 대안학교인 ‘무지개학교’의 운영단체인 ‘무지개교육마을’은 대안적 교육을 학교 안에서 그치지 않고 마을로 확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무지개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대안적 삶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모여 동네에서 차도 마시고 밥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소통공간을 꿈꾸었다. 이들은 ‘숟가락협동조합’을 결성하고 마침 수학학원이 이사를 가고 비어 있는 공간을 빌려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을 열게 됐다.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 운영은 공간이 필요한 사람이나 단체에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까지는 바느질 동아리 모임이 관리하는 카페가, 오후 5시에서 8시까지는 협동조합에서 직접 운영하는 밥집이 열린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이 공간에서 행사나 모임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청을 받아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오늘처럼 학생들의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즉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은 공간에 특정한 기능을 부여하지 않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기능이 채워지고 비워지는 열려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도한 많은 마을공동체 공간이 특정한 기능이나 형식을 강요해 빠르게 변화하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현명한 공간 운영이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받은 사용료로 이 공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운영은 인천 배다리의 ‘요일가게 다 괜찮아’를 떠올리게 한다. 요일가게는 요일마다 다른 가게가 입점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2017년 4월 5일 기사 참조)

다양한 주민들의 필요에 맞춰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북 콘서트, 영화감상 같은 문화 행사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강사가 돼 부동산 구입과 자동차정비 같은 실용적인 정보도 이곳에서 함께 나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마을아지트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이곳부터 들른다. 아이들의 허기를 해결하고 무거운 책가방을 맡길 수 있는 곳이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 외상장부가 생겼다고 한다. 아이들이 배고플 때, 아무 때나 밥을 먹고 가면 부모가 나중에 와서 계산한다. 외상장부는 실보다 득이 더 많다고 한다. 아이들의 식습관이 자연스럽게 기록되면서 외상장부는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열린 마을공간을 지향하는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은 영화의 열려 있는 결말처럼 그 끝이 어떻게 이뤄질지 알기 힘들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 펼쳐지는 모든 것이 의미를 갖는다. 그 어느 것이 결말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1년 6개월 남짓의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은 영화로 보면 이제 도입부에 불과하다. 이야기가 여러 방향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다소 산만해 보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결말이 뻔히 예상되는 영화는 기대되는 것이 없다.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꿈꾸는 마을공간 숟가락이 더 흥미롭다.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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