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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1일(水)
미·중 ‘콩’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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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콩(대두)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 일대라는 학설이 유력하다. ‘콩을 가득 실어나르는 강’이란 뜻의 두만강(豆滿江) 지명엔 콩 생산·유통 중심지로서 흔적이 남아 있다. 콩을 가공해 먹는 두부와 장류(醬類) 식문화가 유독 동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것도, 중국이 한때 세계 최대 콩 수출국이었던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지금 콩 주도권은 양대 생산국인 미국과 브라질이 쥐고 있다. 중국은 최대 수입국으로 전락했고, 한국 또한 국산 콩의 3배를 수입한다.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으로 맞선 미·중 무역전쟁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콩이다. 중국이 맞불을 놓은 미국산 545개 품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장 아픈 지점이어서다. 전 세계 콩 무역에서 중국은 62%를 차지하는 수입국이고, 미국은 41%를 점하는 수출국이다. 최대 시장인 중국 문이 닫히면 미국 농민은 직격탄을 맞는다. ‘콩 벨트’로 불리는 아이오와·인디애나 등 중부 10여 개 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준 곳이다. 중간선거와 재선 승리를 위해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표밭이다. 현지 민심은 이미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 급소를 노린 정밀 타격이다.

그러나 콩 카드는 중국에도 양날의 칼이다. 자칫 베일 수 있다. 콩 수입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중국으로선 브라질로 대체하려 해도 쉽지 않다. 남반구인 브라질은 미국과 수확기가 완전히 다르고, 막대한 물량을 한꺼번에 조달하기도 어렵다. 중국 정부의 숨은 급소는 콩 뒤에 도사린 돼지다. 식용유를 짜고 남은 콩깻묵은 돼지 사료로 쓰이는데 사용되는 전체 콩 중량의 80%를 차지한다. 수입 콩 가격이 오르면 사료 값이 오르고, 돼지고기 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돼지고기가 중국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Chinese Pig Index’로 불릴 정도다. 돼지고기 값 상승이 체감물가를 자극하면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배경에 돼지고기를 비롯해 치솟은 물가가 대중 불만을 부추겼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1971년 자그만 탁구공 하나가 미·중 화해를 이끌었다면, 2018년엔 그보다 훨씬 작은 콩이 양국 불화(不和)의 상징이 되고 있다. 세계에서 두려울 것이 없는 두 권력자 트럼프·시진핑의 정치 생명까지 위협하는 슈퍼파워 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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