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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2일(木)
“안중근 유해 발굴, 남북 공동으로 나서면 中 협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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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 순국 당시 뤼순감옥 소장의 딸인 이마이 후사코가 소장한 사진. 1911년 뤼순감옥에서 뒤편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사형수 천도재를 지낸 후 찍었다. 화살표는 2006년 남북이 안 의사의 매장지로 추정해 2008년 한국 조사단의 발굴이 이뤄진 곳. 김월배 제공

- 10년간 유해발굴 연구 김 월 배 하얼빈대 교수

정확한 사료적 위치 특정못해
해방 이전 자료열람 요청해야
일본인이 지목한 뤼순감옥 묘지
아파트 등 들어서 조사에 장애
다롄 지방정부 등 도움 절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은 사료를 통한 신뢰할 만한 위치를 여전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남북한이 공동으로 나서면 사료와 현장 조사에서 중국 측의 충분한 협조를 얻어 진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남북 정상이 지난 4·27 판문점 회담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함께 발굴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루면서 지난 10년간 주춤했던 안 의사 유해 찾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남북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 발굴에 나선 적이 있지만 성과가 없었고, 중국은 안 의사 고향이 황해도 해주임을 들어 남북이 공동으로 유해발굴 신청을 해줄 것을 주장해 왔다.

지난 10여 년간 안 의사 유해 발굴 작업에 관여해온 김월배(사진) 하얼빈(哈爾濱)이공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달라진 조건 속에서의 유해 발굴을 전망해본다.

―남북이 함께 나서면 유해 발굴 작업의 어떤 진전이 예상되는가?

“중국도 남북한이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 발굴을 신청해야 한다고 해왔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 정상의 공동 발굴 공감대는 중요한 단계를 일단 넘은 것이다. 2006년 중국 단둥(丹東) 지역에서 있었던 미국인 조종사 트로이 쿠퍼의 유해 발굴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 당시 미국은 중국 외교부뿐 아니라 국방부, 국가 당안관(당案館·기록보관소), 적십자 등과 관련 회담을 했다. 유해 발굴을 위해 중국 외교부와 뤼순(旅順)감옥 지역 당국도 중요하지만, 중앙차원의 국방부, 국가문물관리국, 국가 당안관, 다롄(大連) 지방정부, 다롄 당안관 등 유관기관과 지속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예컨대 뤼순 지역은 군사 지역으로 중국당국은 지표투과조사(GRP)에 민감하다. 또 자료 조사를 위한 국가 당안관의 협조와 문물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뤼순감옥 공동묘지 발굴을 위해선 국가문물관리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남북이 함께하면 이 점에서 유리하다.”

―2005년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안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공동발굴은 못했는데.

“2006년 6월 남북 공동조사단 23명(남한 15명, 북한 8명)이 뤼순의 4곳을 방문 조사했고, 뤼순감옥 뒤편을 유해 발굴 지역으로 특정해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08년 북한이 공동발굴에 참여하지 못했고, 북한의 양해하에 남측이 발굴작업을 벌였다.”

―2008년 발굴작업이 사실상 실패했는데, 그래도 성과를 찾자면?

“2006년 6월에 제1차 남북 공동 유해조사단이 뤼순감옥 북서쪽 야산을 유해 매장 추정지로 특정했고, 2008년 3∼4월 한국과 중국이 29일간 발굴작업을 벌였다. 조사 지역은 뤼순감옥 뒷산 해발 90m의 원보산 능선 남동 사면부 하단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조사 당시 이미 아파트를 짓는 부지 평탄공사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유해를 찾지 못해 아쉽지만, 대단위 조사발굴로 뤼순감옥 뒤편에 대한 궁금증을 나름대로 해소한 조사였다. 바로 옆 군부대 안을 조사하지 못했고, 또한 뤼순감옥 공동묘지에 대한 발굴작업을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총체적으로 지금 안 의사 유해 발굴은 어디서 막혀 있는가.

“현재 유해 발굴은 정확한 사료가 없어 위치와 현장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안 의사 순국 후 관동법원의 촉탁인 소노키 스데요시(園木末嘉)가 쓴 ‘안중근 사형 집행 상황’에 의하면, 관동도독부감옥서(당시 뤼순감옥 공식 명칭) 묘지에 매장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묘지가 현재 뤼순감옥 공동묘지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료가 없다. 또 뤼순감옥 주변에 아파트와 생활 근린시설이 들어서서 상당한 장애가 있다. 정확한 매장 위치가 사료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뤼순감옥 공동묘지에 대한 발굴과 조사를 해야 한다. 산 넘어 산이지만 중국 측의 적극적 협조가 있을 때 진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중국에서 유해 발굴의 당위성과 과정을 알리는 책 발간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책의 출간을 준비해 놓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성과 다롄시 당안관 자료의 열람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중국 내 헤이룽장성 당안관은 안 의사가 의거한 하얼빈시에 위치해 있다. 당시 의거 현장에 대한 구체적 사료와 안 의사가 하얼빈에서 11일간 있었던 행적을 확인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또한 안 의사 가족의 유해 발굴 자료도 찾아야 한다. 다롄시 당안관은 안 의사 순국 지역으로, 관동도독부 당시의 헌병 자료, 1910년 뤼순 지역의 지도, 1910년과 그 후의 기상자료, 그동안 다롄시 당안관에서 수집한 1909년과 1910년 시기 뤼순 지역 자료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 중국 당안법을 개정해 1945년 이전의 자료는 열람을 제한하고 있다. 남북한이 유해 발굴뿐만 아니라 사료 조사도 중국에 요청해야 한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mail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엄주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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