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저 애가 우리 반’ 늘 자랑스러워 해주셔서 힘 났어요

서울교육감賞 박수빈 양

임지향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수빈이에요. 어버이만큼이나 저를 키워주시고 응원해 주신 선생님께 편지를 써요. 공덕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찬찬히 떠올려 보면 모두 좋으시지만, 선생님이 맨 먼저 생각나네요. 2학년과 5학년, 2년 동안이나 저를 키워주셔서 더 기억나는 걸까요? 졸업 후에도 엄마와 저는 늘 선생님을 떠올리며 좋으신 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해요.

저는 2학년 2반이 돼 처음 선생님을 뵙게 됐을 때 선생님의 늘 웃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뭘 잃어버리거나 뭔가 여쭤볼 때, 대답하기 전에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서 방긋 웃어주셨어요. 고개도 끄덕끄덕해 주신 다음에 말씀해 주셔서 걱정거리도 좀 녹는 것 같고 안심이 되는 게 참 기억에 남아요.

또, 저는 편식이 심한 편이어서 급식이 나와도 좋아하는 반찬만 먹고 다 남겼었는데, 선생님께서 늦게까지 먹는 제 옆에 앉으셔서 이것저것 숟가락에 담아 입안에 넣어주셨던 일이 생각나요. 귀찮고 힘드셨을 텐데도 저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더 골고루 먹여주시려고 하던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아직도 감동적이랍니다.

선생님, 기억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5학년 때 휴대전화를 넣어 둔 하늘색 외투를 잃어버렸었잖아요. 그때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업무 때문에 바쁘셨을 텐데도 수업 후에 저와 학교 곳곳에서 함께 찾아주신 일이 떠올라요. 두 시간이 넘었는데도 화도 내지 않으시고 묵묵히 넓은 학교를 구석구석 살펴봐 주신 선생님, 정말 감사했어요.

하나 더 기억나는 건, 선생님께서 제 일기에 달아주셨던 답글이에요. 하루는 평소보다 더 짧게, 동생과 공터에 씨앗을 심었다는 내용을 적었는데, 선생님은 답글로 ‘떡잎이 언제 나는지까지’부터 식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다정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언제나 일기장을 돌려받으면 먼저 선생님의 답글부터 읽어보는데, 평소보다 어설펐던 제 일기와 그에 반해 너무나 친절하고 자세했던 선생님의 답글이 눈에 들어오면서 그냥 저절로 “와…” 하는 소리가 났어요.

또한, 언제나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2학년 때 강당에서 발레부 예행연습을 할 때 저를 보고 다른 선생님께 “쟤가 우리 반이에요!” 하셨던 것이 생각나요. 전 그 말이 아직도 생각나고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랍니다. 마지막으로, 6학년이 됐을 때도 저를 선생님 반 학생처럼 아껴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스승의 날이 지나서 꽃바구니를 들고 선생님께 찾아갔는데, 다른 말보다도 먼저 제가 통통해진 걸 걱정해 주셨던 게 생각나요. 늘 저를 격려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저의 두 번째 엄마 같으신 임지향 선생님! 정말 언제나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자 수빈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