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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2일(木)
‘권력 감시’ 본분 저버리는 NG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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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이 한눈파는 그 순간 권력은 횡포를 저지르고, 부패하고, 오류를 저지릅니다. 그게 수천 년에 걸쳐 끈질기게 되풀이돼 온 권력의 속성입니다. 그래서 권력이란 끝없이 감시·감독해야만 하는 필연성이 생깁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감시·감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조직이 있습니다. 그게 시민단체입니다.’ 소설가 조정래 씨가 자신의 저서 ‘황홀한 글감옥’에서 한 말이다.

시민단체(NGO)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공공의 선과 공익을 추구하는 비정부적·비정파적·비영리적 민간 조직체다. 그동안 NGO가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과 공정사회 구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시민단체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면서 시민단체가 초심을 잃고 또 다른 권력이 돼가고 있다는 비판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단체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간에는 ‘만사참통’이라는 유행어까지 돌고 있다. ‘모든 일은 참여연대로 통한다’는 뜻이란다. 근거도 없이 누군가 떠들어 대는 객쩍은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시민단체가 그동안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직·간접적인 활동을 공유하고 코드를 같이해 온 점에서 높은 국민적 관심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참여연대, 경실련 등 주요 시민단체가 종래 자신들의 주력 사업이었던 권력 감시보다는 ‘대기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것도 종래처럼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과 같은 일반론적인 이슈를 제기하는 게 아니라, 특정 대기업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때리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그 반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이 제정돼 정부가 시민단체들을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이 정권의 성향에 맞는 단체에 치우쳐 지원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정부에서 친정부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를 집중 지원했다는 ‘화이트 리스트’ 의혹이 불거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문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지난 3월 보조금 지원 대상 시민단체가 선정됐다. 218개 사업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102개 사업이 새로 선정됐다. 당연히 대거 탈락한 쪽은 대부분 보수 성향의 단체이고 새로 선정된 단체들은 현 정부와 코드를 같이 하는 단체들이라는 볼멘 주장이 그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터져 나왔다.

현 정부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난 정부가 한 것은 적폐이고 현 정부가 하는 것은 적폐청산이라는 식의 이중 잣대로 국정을 운영해선 안 된다. 하지만 그 속성상 권력은 이른바 ‘내로남불’의 유혹에 약할 수밖에 없다. 권력이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다.

그런데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시민단체마저도 내로남불의 이중적 잣대로 시민운동을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또다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이념적으로 가까운 정부가 출범했다 해서 초심을 잃고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한다면 이들 단체가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과 업적들마저도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가깝다고 해서 잘못한 것이 있어도 눈을 감아 버리면 결국 모두 공멸하는 것이 권력과 감시자의 관계다. 권력의 감시자가 이러한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대기업 때리기에만 열을 올린다면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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