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22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포럼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2일(木)
‘권력 감시’ 본분 저버리는 NGO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이 한눈파는 그 순간 권력은 횡포를 저지르고, 부패하고, 오류를 저지릅니다. 그게 수천 년에 걸쳐 끈질기게 되풀이돼 온 권력의 속성입니다. 그래서 권력이란 끝없이 감시·감독해야만 하는 필연성이 생깁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감시·감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조직이 있습니다. 그게 시민단체입니다.’ 소설가 조정래 씨가 자신의 저서 ‘황홀한 글감옥’에서 한 말이다.

시민단체(NGO)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공공의 선과 공익을 추구하는 비정부적·비정파적·비영리적 민간 조직체다. 그동안 NGO가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과 공정사회 구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시민단체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면서 시민단체가 초심을 잃고 또 다른 권력이 돼가고 있다는 비판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참여연대 등 진보 시민단체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간에는 ‘만사참통’이라는 유행어까지 돌고 있다. ‘모든 일은 참여연대로 통한다’는 뜻이란다. 근거도 없이 누군가 떠들어 대는 객쩍은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시민단체가 그동안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직·간접적인 활동을 공유하고 코드를 같이해 온 점에서 높은 국민적 관심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참여연대, 경실련 등 주요 시민단체가 종래 자신들의 주력 사업이었던 권력 감시보다는 ‘대기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것도 종래처럼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과 같은 일반론적인 이슈를 제기하는 게 아니라, 특정 대기업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때리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그 반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이 제정돼 정부가 시민단체들을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이 정권의 성향에 맞는 단체에 치우쳐 지원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정부에서 친정부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를 집중 지원했다는 ‘화이트 리스트’ 의혹이 불거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문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지난 3월 보조금 지원 대상 시민단체가 선정됐다. 218개 사업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102개 사업이 새로 선정됐다. 당연히 대거 탈락한 쪽은 대부분 보수 성향의 단체이고 새로 선정된 단체들은 현 정부와 코드를 같이 하는 단체들이라는 볼멘 주장이 그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터져 나왔다.

현 정부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지난 정부가 한 것은 적폐이고 현 정부가 하는 것은 적폐청산이라는 식의 이중 잣대로 국정을 운영해선 안 된다. 하지만 그 속성상 권력은 이른바 ‘내로남불’의 유혹에 약할 수밖에 없다. 권력이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다.

그런데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시민단체마저도 내로남불의 이중적 잣대로 시민운동을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또다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이념적으로 가까운 정부가 출범했다 해서 초심을 잃고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한다면 이들 단체가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과 업적들마저도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가깝다고 해서 잘못한 것이 있어도 눈을 감아 버리면 결국 모두 공멸하는 것이 권력과 감시자의 관계다. 권력의 감시자가 이러한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대기업 때리기에만 열을 올린다면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많이 본 기사 ]
▶ SBS ‘그알’, 이재명 조폭유착의혹 방송…李 조목조목 반박
▶ 피살된 카자흐 피겨영웅 차량의 백미러 도대체 얼마길래..
▶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논의’ 녹음 등장…트럼프, 코너 몰..
▶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2023년까지 뛴다
▶ 돈스코이 첫 발견 잠수사 “보물 못봤고 얘기도 안나와”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SBS ‘그알’, “조폭 변론·조폭회사 인증” 보도 일파만파靑 국민청원게시판에 진상규명 촉구 글 이어져李 “패륜·불륜에 조폭몰이까지 하는가” 강력 반발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번에는 폭력조직 유착설이라는 큰 산을 만났..
ㄴ SBS ‘그알’, 이재명 조폭유착의혹 방송…李 조목조목 반박
돈스코이 첫 발견 잠수사 “보물 못봤고 얘기도 안나..
檢, 임종헌 은닉 USB 발견…재판거래 ‘판도라 상자..
“트럼프, 北 비핵화 협상 진전 더딘 것에 화내고 있..
line
special news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2023년까지 뛴다
토트넘 “손흥민, 개막전 뛰고 아시안게임 출전”손흥민(26)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재계약했..

line
피살된 카자흐 피겨영웅 차량의 백미러 도대체 얼..
정부, ‘폭염도 자연재난’ 결론…국가 차원 폭염 대처..
“자영업자·소상인 10명 중 7명 최저임금 감당 못해..
photo_news
‘1천억원 가치’ 이강인…발렌시아, 미래의 핵심..
photo_news
추신수, 연속출루 52경기서 마감…시즌 타율 ..
line
[북리뷰]
illust
20세기 한국 정치 키워드는 ‘신파’였다
[인터넷 유머]
mark활명수 mark난센스 퀴즈
topnew_title
number 러 외교 “‘미인계 러 스파이’ 사건은 가짜”…..
네이마르 “월드컵 탈락 후 축구공 보기조차..
“빚 못 갚으면 구속되니 돈 좀…” 이혼녀 행..
“구단 대표 퇴진하라”…NC 다이노스 팬 항..
美 아버지 부시 前대통령 담당의사, 총맞아..
hot_photo
트럼프의 눈썹과 푸틴의 코…‘타..
hot_photo
21세기판 마타하리?…“러시아 女..
hot_photo
경찰·시민 힘합쳐 택시 ‘번쩍’…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