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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2일(木)
미·북 회담 한 달…新전략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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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前 외교부 차관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있은 지 오늘로 꼭 한 달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핵무기 폐기라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동북아 역학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문제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엄밀한 평가를 하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미·북 정상회담의 ‘열기’가 가신 직후에 전개된 양상을 냉정히 살펴보면 앞으로 우리가 어떤 전략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미·북 정상회담 직전까지 고조됐던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이 지난 한 달 동안 빠른 속도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대북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후속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것은 파격적 조치였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쌍중단’ 해법, 즉 북한의 핵 개발 활동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미·북 양측이 받아들였다고 흥분했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판단으로는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을 뿐) 북한은 여전히 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놓고 미·북은 물론 한·미 간에도 간극이 있다. 북한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고, 미·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재차 확인했다는 이유로 미국에 대해 조속한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는커녕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마당에 종전선언은 성급하다고 보는 것 같다. 미국의 이런 입장이 사실이라면 싱가포르 미·북 회담 직후에 남·북·미 종전선언을 추진했던 우리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전략적 공감대가 미·북 양측은 물론 한·미 양국 간에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우리 정부의 ‘중재자론’으로 귀결된다. 미·북 간 중재자를 자처해 북한과 미국을 협상장에 앉히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제부터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 핵 문제를 미·북 양자 문제로 정의할 경우 북한은 시간을 끌다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할 수 있다. 비핵화 시간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미 1000기 가량 실전 배치돼 우리를 겨냥하고 있지만) 미·북 양자 현안에서 비켜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는 다루지 못하게 된다. 직접적 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우리는 미국과 연합군사훈련도 하지 않고 대북 억지력 구축과 군사적 대비태세를 하나씩 허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시간을 벌기 위해 ‘전술적 대화(tactical dialogue)’에 나온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대화(strategic dialogue)’로 이끌기 위해선 한반도 운명을 책임질 대한민국 정부가 냉철한 주인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북핵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외교안보 부처의 핵심 브레인들을 모아 미국과 함께 북한 비핵화 전략을 짜야 한다. 왜 북핵 문제를 미·중 전략 경쟁 구도에서 분리해야 하는지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우리를 신뢰하고 중국이 우리를 존중하며 그 결과 북한도 비핵화 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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