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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3일(金)
‘18홀 58타’와 ‘18홀 123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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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김세영이 한국 여자골프의 위대함을 알리는 쾌거를 만들어냈습니다. 김세영은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나흘 동안 31언더파 257타의 경이적인 타수를 쳤고,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이 세웠던 27언더파를 4타나 경신하며 LPGA투어 새 역사를 썼습니다. 18홀만을 따지면 58타가 최저타입니다. ‘8자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은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때 파70인 코스에서 버디 10개와 이글 1개로 12언더파 58타라는 ‘꿈의 스코어’를 작성한 것이죠. 퓨릭은 앞서 자신을 포함해 다른 5명의 선수가 세운 59타를 경신한 최저타였습니다.

골프대회에서는 이처럼 ‘영광스러운 기록’은 늘 새롭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공식대회에서 100타를 훨씬 넘긴 ‘불명예스러운 기록’은 40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1969년부터 1978년까지 PGA투어에서 활동하던 마이크 리저가 나흘 동안 무려 93오버파 381타를 친 것입니다. 리저는 60세이던 2002년 시니어투어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1966년 US오픈 준우승을 한 아널드 파머의 캐디를 맡기도 했던 리저는 이후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리저는 1974년 PGA투어 탤러해시오픈 2라운드까지 이븐파 144타로 컷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123타, 4라운드에서 114타를 쳐 지금까지 PGA투어 사상 ‘최악의 스코어’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완주 목표를 달성했다며 만족했습니다. 리저의 ‘참사’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분 좋게 컷을 통과한 리저는 친구와 함께 승마를 했습니다. 그런데 말에서 떨어지면서 어깨탈골과 함께 무릎 인대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2대나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어야 할 그는 다음 날 경기를 강행했습니다. 탈골된 왼팔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오른팔로만 5번 아이언을 들고 이틀간 스윙을 했습니다. 한쪽 팔로 친 최고의 샷은 120야드에 불과했고, 그린에서도 ‘외팔이 퍼팅’으로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당시만 해도 컷 통과 후 상금을 따야만 다음 대회 출전할 수 있었기에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둔 가장이던 그는 경기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생계형’ 선수였습니다.

‘리저의 참사’는 훗날 PGA투어에서 지금과 같은 시드 제도를 도입하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리저의 불명예 덕에 이후 공식대회에서 100타를 넘긴 선수는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에 빠지면 그 대회를 포기해 타수를 관리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매 라운드 규정 타수 이상을 치면 자동 탈락하는 규정도 생겨났습니다.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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