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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도운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6일(月)
보수, 北-西-女-3040에 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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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야당, 北노동당 회피 이유 없어
光州 지지율 0%에 침묵 안 돼
진보 東進하듯 보수 西進 가능

젊은 보수, 586과 상당한 차이
20∼40에 세대교체 기회 줘야
‘미투’등 진보와 여성 거리 있어


보수 정당이 다시 일어서려면 북한, 호남, 20·30·40세대, 여성을 끌어안아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알면서도 일부러 외면해온 의제(agenda)들이다. 지금 벌어지는 계파 싸움이 정리된다 해도 전략적·핵심적 의제를 계속 회피하면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은 국내 정치는 물론 국제관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현안이다. 문재인 정권은 ‘평화’를 내세워 남·북·미 대화를 성사시켰고, 그 결과 정국을 완전히 장악했다. 특히, 북한 문제는 ‘민족’이란 원초적 감정까지 결합돼 다른 이슈를 모두 빨아들일 만큼 중력(重力)이 강하다. 그런데 한국당이 ‘위장평화 쇼’로만 몰아가니 국민 보기에는 비전도, 실력도, 성의도 없어 보였다.

한국당도 이제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노동당 등 북 당국과 직접 접촉하고 교류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도 그걸 원할 것이다. 4·27 판문점 만찬에서 왜 북측이 홍준표 대표를 찾았겠는가. 북 정권도 남의 보수와 대화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당은 북과의 접촉 과정에서 핵 폐기, 주한미군 철수, 북·중 관계 등과 관련한 북한의 속셈을 제대로 파악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지도 제시해야 한다. 또, 북한 당국뿐만 아니라 인민과의 관계도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진보 정권이 모른 체했던 인권(人權)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 논의도 피할 필요 없다. 민족은 원래 보수가 품어야 할 가치다. 그걸 진보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빨리 되찾아와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한국당은 광주에서 0%(후보 못 냄), 전북에서 2.72%, 전남에서 3.84%를 득표했다. 0%라는 비극적인 숫자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말 한마디 없다. 호남 거주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0% 정도다. 수도권의 호남 출신까지 계산하면 25%로 추산된다. 유권자 넷 중 하나를 포기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얼마 전까지는 가능했다. 영남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진보 정당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 정당은 동진(東進) 정책에 큰 성공을 거뒀다. 이제는 보수가 서진(西進)할 차례다. 5·18에 금남로에서 무릎이라도 꿇어야 한다. 당에 호남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집권하면 고위공직에 호남 출신을 최소한 인구 비율만큼 등용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이제 호남에서 표를 받지 못하면 이길 수 있는 선거가 없다.

지난 13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 연령별 지지율은 20대가 5%, 30대가 6%, 40대가 5%, 50대가 12%다. 이런 지지율로 제1야당을 유지한다는 것이 경이롭긴 하지만, 결국 희망이 없다는 뜻이다. 한국당은 전략적으로 20·30·40세대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 세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문 정권의 핵심인 586 세력에 막혀 계층·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오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30대에 정치에 입문했던 586은 이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 견고한 기득권을 구축하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보수로부터의 과감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다음 총선에서 20대 5%(15명), 30대 10%(30명), 40대 20%(60명)를 공천해보자. 젊은 보수들이 세대교체를 위해 앞다퉈 민주당의 586 ‘꼰대’들과 싸울 것이다.

국가공무원 여성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50.2%를 기록했다.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남성보다 많아졌다. 남과 여는 갈수록 힘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6만 명이 모였다는 혜화동 ‘페미니즘’ 집회는 일과성 사건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흐름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의 ‘실력’에 비춰 정치적 대표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현행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여성은 51명, 17%에 불과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 3750명 가운데는 여성이 1060명(28.3%)이다. 중앙정치에서도 여성의 진출이 더 늘어나는 것은 필수다.

보수층은 여성들이 문 정권을 지지하는 것으로 막연히 생각해왔다. 그런데 혜화동 시위에서 문 대통령 비난 구호가 이어졌다. ‘미투’ 운동의 타깃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정권의 기반인 대중문화예술계에 집중됐다. 여성과 진보 사이에 거대한 틈새가 벌어졌다. 한국당에는 기회의 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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