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늑장 정상화’에 인사청문회도 연기… 부실검증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잘 하겠습니다” 문희상(가운데)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대국민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평화와 정의 의원모임)·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호웅 기자 diverkim@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19일서 23일로 4일 미뤄져
행안위 구성도 안된 상황서
질의서 준비기간 거의 없어


文의장·원내대표들 상견례
“협치하고 일하는 국회되자”
본회의 통해 상임위장 선출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늑장 합의하는 바람에 오는 19일로 예정된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를 상대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23일로 연기됐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구성이 지연된 탓으로, 그나마도 청문회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빠듯해 ‘부실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복수의 여야 관계자는 16일 “행안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청문회 날짜를 23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청문회 준비를 위해 최소한의 말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공직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 개최 5일 전까지는 서면 질의서가 도착해야 한다. 19일 청문회 개최를 위해서는 국회가 지난 14일까지는 질의서를 발송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야는 청문회 연기로 4일의 추가 시간을 확보했지만, 부실 청문회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여야가 늦어도 오는 18일까지는 민 후보자에게 질의서를 보내야 하는데, 16일 오후 행안위 구성이 완료되더라도 의원들이 질의서를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행안위를 희망하는 의원이 적어, 민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관심을 받지 못해 왔다는 점도 ‘맹탕 청문회’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행안위를 지망한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행안위는 지역구 관리에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며 “원치 않게 행안위에 배정된 의원들이 오자마자 청문회에 임하면 심도 있는 청문회가 이뤄지겠느냐”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상견례를 갖고 “지금 우리가 맡고 있는 시대적 사명 중 제일 중요한 한 가지는 촛불혁명에 의한 완벽한, 새로운, 든든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일”이라며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협치를 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라는 이 격랑에 여야도 없고, 진보·보수도 없다”며 “청와대가 온 힘을 다해 전력투구해 이만큼 해놨으니 이것을 제도적으로 완벽히 완성하는 것은 온전히 국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이 필요한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제외한 1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 8개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오전에도 상임위원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채 내부 조정을 이어가는 등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회 사무총장 임명승인안도 처리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