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몰카 꼼짝마”… 한달간 집중단속

대천·해운대·경포대 등서
여가부, 경찰과 합동 추진

지난해 여름 제주도의 해수욕장을 찾은 한 피서객은 공용 샤워장, 노천탕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을 발견했다. 드론은 종종 정지하기도 하며 무언가 촬영하는 듯했다. 이를 눈치챈 일부 해수욕장 이용객들은 ‘지금 옷을 벗으면 안 된다’고 주변에 알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드론을 이용해 노천탕, 샤워장 등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A(3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인근 커피숍에선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비키니 여성의 가슴과 다리 등을 촬영한 학원 강사 B(46) 씨가 주변 손님의 신고로 붙잡혔다. B 씨는 해수욕장 백사장 안을 순찰하는 경찰의 몰카 집중 단속을 피해 주변 상가로 이동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촬영으로부터 안전한 휴가를 위해 전국 주요 해수욕장에 ‘몰카’ 집중 단속반이 출동했다. 지난 6월 서울 시내 지하철과 공중화장실 내 불법촬영 카메라 집중단속 이후 시행되는 후속 조치다.

16일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경찰과 함께 전국적으로 여름 휴가가 집중된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충남 대천·부산 해운대·강릉 경포대 등 전국 3개 주요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집중 단속활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불법촬영을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이자 중대한 위법행위’로 인식하고, 불법촬영 범죄 발생 가능성이 큰 휴가철에 현장점검 및 단속을 위해 추진됐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성범죄자로 등록돼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