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안 늘어나는 진짜 이유는 자영업 이익 줄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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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자영업자 비정상적으로 늘어
임금문제 아닌 가계내부 문제”

정부와 일부 학자들이 이른바 ‘대기업 낙수효과’를 부정하는 논리 중 하나로 가계소득 비중 감소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는 한국에서 비정상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늘어나 소득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해 자영업의 소득 부진이 심화하면, 결국 가계소득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한국경제-가계소득은 왜 제대로 안 늘어났는가’라는 자료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가계의 재산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자영업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1990년부터 최근까지) 기업으로부터 받는 임금인 피고용자 보수는 국민소득 대비 증가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이익인 가계의 영업 잉여도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가계소득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가계 내부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대 자영업자의 영업 잉여는 국민소득(국민순처분가능소득)의 22.2%에 달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명퇴자 등의 창업이 늘면서 자영업자 소득도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2002년 19.2%, 2007년 15.8%, 2012년 14.1%에 이어 지난해 13%로 떨어졌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으로도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자 비중은 25.5%에 달했다. 영국 15.4%, 일본 10.6%, 독일 10.4%, 미국 6.4%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나라는 브라질, 터키, 멕시코 정도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처럼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 소득(임금)주도 성장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