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작정하고 강경파 대거 배치… 법사·환노위 ‘혈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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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법사위 ‘非법조 4인방’
對與 공격 앞장선 강성의원들
민주, 1명外 ‘율사’ 출신 채워
고강도 사법개혁 밀어붙이기

환노위장 맡은 한국당 김학용
민주당 한정애 간사 등 ‘전운’
기재위·정무위는 전문가 대결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가 여야 ‘입법 투쟁’ 과정에서 최악의 ‘화약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쟁점 현안이 집중된 탓에 여야 모두 이들 상임위에 강성 의원들을 대거 배치했다.

◇법사위·환노위, 최악 화약고 = 17일 국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법사위에 비(非)법조인 출신을 대거 배치했다. 7명의 상임위원 중 판사 출신 여상규 위원장, 검사 출신 김도읍(간사)·주광덕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비법조인이다. 전통적으로 법조인 출신이 많은 한국당이 법사위에 비법조인 출신을 절반 이상 배치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민감한 현안이 많아 여당과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법사위에 배치된 이은재·이완영·장제원 의원 등은 그동안 대여 공격에 앞장서 온 인물들이다. 법조인 출신 한 한국당 의원은 “법조인이 적은 게 불안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정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어전을 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 법사위원을 율사 출신으로 채웠다. 나머지 1명도 경찰 출신 표창원 의원이어서 “법조인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논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백혜련·금태섭·조응천 의원은 검찰 출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법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한편 법사위를 ‘악용’한 야당의 국정 운영 발목잡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진용”이라고 설명했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국회 때도 곳곳에 ‘폭탄’이 깔린 환노위 역시 여야 모두 작정하고 위원 구성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을 맡은 김학용 한국당 의원부터 대여 공격의 선두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한정애 민주당 간사와 임이자 한국당 간사 모두 전반기에 이어 다시 간사를 맡았고, 한국노총 출신 이용득(민주당)·문진국(한국당) 의원도 20대 국회 내내 환노위에서 활동하게 됐다. 설훈·윤호중·김태년 의원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과 이장우·강효상·신보라 의원 등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격돌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환노위에서 진보적인 노동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기재위·정무위, 전문가 대결 치열 =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등 경제 정책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일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는 여야 모두 전문성을 갖춘 강성 의원들을 배치했다.

민주당은 합리적인 성향의 정성호 의원이 기재위원장에 선출됐고, 기재부 공무원 출신 김정우 의원이 초선임에도 간사를 맡았다. 한국당에서는 기재부 출신 김광림·이종구·추경호 의원을 배치했다.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바른미래당 유승민·김성식 의원도 기재위에 배치됐다. 각종 금융 및 기업 규제 정책을 다루게 될 정무위원회도 강성 의원들이 대거 배치됐다. 민주당은 정무위에서 오래 활동해 온 민병두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이학영·제윤경 의원 등이 전반기에 이어 정무위에서 활동하게 됐다. 야당에서는 김용태·김진태·김선동·성일종·김성원 의원 등 젊고 대여 공격에 일가견 있는 의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반면 외교통일위원회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해찬·이석현·원혜영·박병석·진영·송영길 의원, 한국당 김무성·원유철·정진석·유기준 의원, 바른미래당 정병국·박주선 의원,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속해 마치 ‘상원’ 같은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민병기·김유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