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日에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 협력 요청

2035년 배치 목표 ‘템페스트’
日 전자전 기술력 높게 평가해

영국 국방부가 차세대 전투기인 ‘템페스트’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일본에도 제휴 의사를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영국 정부가 현재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후속으로 2035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템페스트 개발 계획에 우방국들과의 공동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와도 개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20억 파운드(약 3조 원)를 투자해 2020년 말까지 연구를 마칠 계획이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16일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1세기에 걸쳐 세계 전투기 분야를 선도했으며 앞으로도 그런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우방국과의 협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는 자국의 방산 대기업인 BAE시스템이 연구개발 전반을 맡고, 항공엔진 분야는 롤스로이스가 전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개발을 위해 영국 정부는 일본을 비롯해 스웨덴 정부에도 동참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일본의 전자전 능력을 높게 평가해 제휴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독일과 프랑스가 전투기 공동 개발에 합의했지만 영국은 참여하지 않았다”며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이탈로 제조업의 장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기 분야를 중점 분야로 추진하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판버러에서는 일본 미쓰비시(三菱)항공기에서 만든 70∼90인승 항공기 ‘미쓰비시 리저널 제트(MRJ)’가 처음으로 해외 에어쇼에 소개된 후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MRJ는 지난 2008년 4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지만 5번에 걸쳐 양산이 지연되며 일본 내에서도 개발 성공을 두고 의구심이 컸다. 하지만 이번 에어쇼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하며 향후 세계 중형 항공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