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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푸드 플러스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8일(水)
쌈채소, 더위를 쌈 싸먹는… 강된장·상추 조합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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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과 향이 각양각색으로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주는 쌈 채소들. 폭염이 계속되는 복더위에도 맛있는 쌈장 한 종지와 어울려 ‘밥도둑’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엔다이브·알비트·뉴그린 등
쌈채소 종류 30여가지 달해
쌈장 만들때 견과류 넣으면
씹는 느낌·고소한 맛 살아나

채소류 비닐에 넣어 보관땐
공기도 담아야 마르지 않아
냉장 온도는 6도 전후 적당
너무 온도 낮으면 냉해 입어


온 가족이 두레소반 둘레에 정겹게 앉아 있다. 상추와 깻잎 한 장, 밥을 떠서 고기 한 점까지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된장을 더하고 복스럽게 싸서 아직 밥상에 앉지 못한 이에게 한입 가득 넣어 준다. 주는 사람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는 채소 쌈.

채소로 쌈을 싸서 먹는 풍습은 아주 오래된 것이다. 대보름에 묵은 취나물을 이용해 ‘복쌈’을 먹는 것을 비롯해 호박잎, 배춧잎, 깻잎, 상추 등 잎이 넓은 것은 모두 쌈을 싸서 먹을 수 있었다. 봄에 나오는 산채류, 한여름의 콩밭열무, 가을의 아욱, 겨울을 이겨내고 나오는 봄동까지 여러 채소가 밥상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쌈 문화’는 오랜 경험을 통해 선택된 방법이었다. 익힌 음식인 밥에 반찬과 양념을 얹고 쌈으로 싸 먹으면 겉에 싼 싱싱한 채소의 향이 번진다. 쌈을 싸서 먹는 방법은 채소와 밥, 고기 등을 함께 먹는 영양 만점 식사법이다.

고기가 많지 않은 채식 위주의 식사에는 된장이 꼭 들어간다. 울한식된장 김정란 대표는 쌈 채소를 물리지 않고 많이 먹으려면 된장과 함께 먹어야 한다고 전한다. 된장은 여러 음식과 조화를 이루며 채소의 쌉쌀한 맛을 중화한다. 전통 재래된장에는 비타민 B12가 많이 들어 있어 채식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영양소를 보완한다.

쌈장을 만들 때 두부를 으깨어 넣으면 염분이 적은 담백한 쌈장을 만들 수 있다. 또 견과류를 조금 넣으면 씹는 느낌도 좋고 고소한 쌈장이 채소의 맛을 한층 높여준다. 또 나물 요리에는 재래 간장이 제격이다. 발효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채소를 많이 먹게 하면서 부족한 영양소도 보완하는 지혜로운 식생활이다. 드레싱을 곁들인 서양의 샐러드도 채소를 많이 먹게 하는 방법인데 기름을 많이 넣으면 지방섭취량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으므로 이점을 주의해야 한다.

쌈 채소로 이용하는 품종은 시중에서 흔히 판매하는 것만도 30종을 훌쩍 넘는다. 깻잎, 청상추, 적상추, 청로메인, 적로메인, 생채, 청오크리프, 적오크리프, 미니코스, 청치커리, 적치커리, 엔다이브, 프라스타, 트레비소, 청쌈배추, 적쌈배추, 청경채, 쌈케일, 청겨자, 적겨자, 적로즈, 적근대, 신선초, 당귀, 쑥갓, 셀러리, 비타민, 뉴그린, 유채, 비트, 알비트, 콜리플라워, 머위, 파슬리 등 익숙한 이름도 있는데 아직 생소한 것도 많다.

가장 많이 생산하고 또 즐겨 찾는 것은 역시 상추와 깻잎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잎 상추를 주로 먹고 있다. 양상추는 샐러드용으로 많이 쓴다. 양배추처럼 잎이 안으로 말려 있는 결구상추는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버터헤드 상추도 많이 쓰는데 잎이 반들반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로메인 상추는 유명한 시저샐러드에 쓰이는데 잎이 두툼한 상추다. 참나무 잎과 닮은 오크리프 상추도 있고 줄기를 이용하는 줄기상추도 있다.

좋은 쌈 채소 고르는 요령을 농협유통 농산팀 윤경권 팀장을 통해 알아보았다. 잎이 마르지 않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한다. 신선도를 첫째로 생각하고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있지 않은 깨끗한 것을 고른다. 채소는 새벽에 수확한 것이 좋다.

쌈 채소는 대부분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잔류농약이나 병원균 등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높다. 봄철에는 달팽이나 애벌레가 있을 때가 있는데 소비자들은 벌레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껍질을 벗기거나 데치는 과정 없이 먹기 때문에 무엇보다 잔류농약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쌈 채소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가락농수산물 검사소의 김무상 소장은 과거 3년간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된 상추와 깻잎의 잔류농약검사 결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총 6311건의 검사 결과로 얻어진 위해지수는 국제기준보다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매일 밤낮으로 농산물을 수거해 285종 농약 성분에 대해 정밀분석을 한다. 자체 검사를 하는 곳도 있고, 도매시장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통 중 농산물을 수거해 농약 잔류량을 검사하며 소비자를 안심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2중, 3중의 관리체계가 있지만 그래도 잔류농약에 대한 걱정은 있다. 이런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무농약이나 유기재배 농산물이 많다. 인증표시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된다.

신선하고 잎이 연한 쌈 채소는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까? 식물체의 잎은 살아있는 세포이기 때문에 수확 후에도 계속 호흡을 해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에틸렌 생성량도 많아지고 조직이 연해지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를 줄여 마르거나 무르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이 방법이다. 우선 씻지 않고 6도 전후 온도로 보관한다. 너무 온도가 낮은 상태로 오래 보관하면 냉해를 입어 물러진다. 밀폐 용기에 넣어 두거나 비닐에 공기를 담아 밀봉해 보관한다. 밀폐상태에서는 마르지 않고 호흡도 억제된다. 수분이 많다면 신문지로 한 번 싸는 과정을 더하면 좋겠다. 이렇게 하면 들깨 같은 경우 냉장 온도에서 20일까지도 저장이 된다. 하지만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비타민 같은 영양성분도 줄어들기 때문에 1주일을 넘기지 않고 먹는 것이 좋겠다.

요즘처럼 더운 날이 계속돼 입맛이 없을 때는 맛있는 쌈장이나 강된장과 쌈 채소만으로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쌈을 싸서 먹는 방법에는 표준 모델이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법이 최고 모델이다. 멸치볶음을 올려도 맛있고 오이지를 올려도 좋다. 쌈에 올리는 재료도 개성이 넘치고 다양하다. 쌈 채소는 쌈을 싸서 먹는 것이 좋지만 다른 방법도 많다. 쌈 채소를 썰어 고추장에 비벼 먹거나 살짝 데쳐 주먹밥 재료로 써도 훌륭하다. 달걀말이에 넣어도 좋다. 향이 강한 쌈 채소는 전을 부칠 때 넣어도 좋다. 장아찌 반찬으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어도 좋은 것이 있다.

한국인의 식사 지침에는 끼니마다 2가지 이상의 채소를 반드시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특히 저녁 식사에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쌈 채소는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칼슘, 철, 식이섬유를 보충해준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도 많다. 식이섬유는 씹는 자극을 통해 침과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주어 비만을 예방하는 장점이 있다. 식이섬유 1일 충분섭취량은 성인 남자 25g, 성인 여자 20g으로 정해져 있다.

1년 내내 밥상을 푸르고 풍성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나눔을 알려주는 쌈 채소. 누구나 좋아하는데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쌈 채소는 날씨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8배 가까이 오르기도 한다. 날이 더우면 유통 중 물러지기 쉽고 추우면 냉해를 입는다. 앞으로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 이런 일은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교수
e-mail 신창섭 기자 / 사진부 / 부장 신창섭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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