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코드 司法 위험과 國會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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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내달 1일 물러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후임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 김선수 변호사,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 법원도서관장은 이달 23일부터 사흘간 이뤄지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인준표결을 통과하면 대법관에 임명된다. 현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지리멸렬한 상태고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임명에 동의하는 분위기라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이들은 대법관이 된다. 하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멤버이자 회장을 지냈고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당시 통진당 측 변호인 단장을 한 김선수 변호사와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노정희 법원도서관장이 대법관이 되면 사법부의 코드화와 정치화가 더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법관 경험이 없고 전임 대법원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13기나 아래인 춘천지방법원장을 대법원장에 임명할 때도 코드 인사 논란이 있었다. 그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는데, 지난해 7월 임명된 박정화 대법관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사회의 큰 흐름과 변화를 판결로 이끌고 정리해 나갈 대법관을 이런 식으로 대통령 및 대법원장과 같은 ‘색깔’로 계속 임명할 경우 삼권분립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이미 김 대법원장과 조재연·박정화·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은 자신의 5년 임기 내에 대법관 14명 중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한 13명을 임명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9명 중 이선애 재판관을 제외하고 8명을 올해 9월과 내년 4월에 임명하게 된다. 9명의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3명씩 지명하거나 선출하지만, 여당이 대통령 뜻대로 움직이고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같은 코드인 상황에서 대통령은 양대 사법부 최고 기관을 임기 중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게 됐다. 원래 5년 임기의 대통령이 6년 임기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거의 전원을 임명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1년 정도 앞두고 탄핵당하는 바람에 벌어진 불상사다.

대법원과 헌재는 대통령 탄핵, 통상임금, 정리해고, 간통죄, 양심적 병역거부 등의 선고에서 보듯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주요 판결과 결정을 하게 된다. 대법원과 헌재를 대통령 코드로 일체화할 경우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운영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 문 대통령 후임자도 임기 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구성원 거의 전원을 교체하게 된다. 대통령이 국회에 이어 사법부마저 장악하는 나라는 민주국가라고 하기 어렵다. 개헌 논의가 재개되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10년 정도로 늘려 한 명의 대통령이 최고법원을 완벽히 장악하는 위험을 피해야 한다. 미국은 대법관의 임기가 없는 종신제이고, 일본도 대법관 임기는 없고 일흔이 정년이다. 독일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12년이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은 임기가 길수록 대통령으로부터 더 독립적이 된다. 또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권과 헌법재판관 3인 지명권을 없애야 한다. 아무런 민주적 정당성이 없을뿐더러 대통령의 사법부 장악만 용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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